선 "모든 사업 확 바꾼다"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최대 유닉스 서버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이하 선)가 반도체(프로세서)·소프트웨어·하드웨어 등 자사의 전 사업부문을 혁신, 제2 도약에 나선다.

 26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울트라스파크’이라는 서버용 프로세서를 갖고 있는 선은 프로세서 사업 강화를 위해 다중 코어와 다중 스레드를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프로세서 개발(일명 H시리즈)에 착수, 오는 2005년 처음으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소프트웨어 전략도 쇄신, 10여종이 넘는 각종 소프트웨어를 ‘솔라리스’ 운용체계(OS)에 통합해 번들로 제공하는 ‘오리온’(Orion)이라는 프로젝트를 실시하며 리눅스를 플랫폼으로 하는 데스크톱도 연내 내놓는다.

 이와 함께 향후 학교 시장을 대대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대대적으로 할인해 주는 프로그램(명칭 선 에듀소프트 포트폴리오)도 실시할 계획이다.

 선의 이같은 대대적 변신은 경기침체 여파가 상당히 지속되면서 매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사가 가장 강점을 가지고 있는 유닉스 서버 시장이 경쟁제품인 인텔 서버에 계속 잠식당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사업도 뚜렷한 성과를 못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마감한 2002회기 매출이 일년전(183억달러)보다 57억달러나 적은 126억달러에 그쳤다. 주가도 3달러선에 거래돼 잘나가던 2000년 9월의 64달러와 비교하면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다.

 스콧 맥닐리 선 최고경영자는 최근 애널리스트와 가진 모임에서 “우리는 지금 페널티 박스 안에 있다”며 위기감을 털어 놓은 뒤 “하지만 현금이 충분하며 선은 여전히 기술 선도 기업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오리온 프로젝트 발진=선은 10여개에 달하는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솔라리스’ 운용체계(OS)에 통합, 제공하는 ‘오리온’ 프로젝트를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근 가진 애널리스트 모임에서 공개했다.

 오리온 프로젝트에 따라 이 회사는 ‘선 원(SUN ONE:SUN Open Network Environment)’과 서버 소프트웨어·디렉터리 소프트웨어·포털 소프트웨어·메시징 소프트웨어 같은 애플리케이션들을 솔라리스에 우선 번들(통합)하고, 나중에는 데이터 스토리지 관리 제품도 번들한다. 또 분기마다 업데이트된 제품도 제공한다.

 선의 소프트웨어 분야 대표 조너선 슈와르츠는 “오리온 프로젝트는 우리의 소프트웨어 전략을 완전히 재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세서 전면 쇄신=서버 시장에서 보다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프로세서 라인도 대폭 변신한다. H시리즈라고 명명된 이번 작업에 대해 선은 “컴퓨터 디자인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컴퓨터 아키텍처의 제3의 물결이며 ‘서버 온 어 칩’(sever on a chip)시대를 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선의 H시리즈 서버는 32웨이 SMP(Symmetric Multiprocessor) 프로세서를 칩 하나에 집어 넣은 것(서버 온 어 칩)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 이 회사 입장이다.

 선 관계자는 인피니밴드 기반 블레이드 서버를 겨냥한 H시리즈 프로세서가 현재의 ‘울트라스파크’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15배 정도 높으면서도 비용과 전력 소모는 오히려 적다고 밝히고 있다. H시리즈 프로세서의 일환으로 선은 90나노 공정을 사용한 ‘나이애가라’(Niagara)를 오는 2005년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H시리즈와 별도로 선은 두개의 차세대 ‘S시리즈 프로세서’ 전략도 발표했다. 이는 미래 하이엔드 SMP 프로세서에 사용되는데, 이의 일환으로 선은 올해 울트라스파크Ⅳ를 출시하며 2005년에는 울트라스파크Ⅴ를 선보인다.

 ◇바이오-IT 사업 강화=서버 제품 다양화를 위해 작년에 인텔 칩을 사용한 저가 리눅스형 서버(LX50)를 발표한 바 있는 선은 올해는 리눅스 데스크톱도 내놓는다. 이와 함께 선은 차세대 수종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바이오IT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노스캐롤라이나 소재 7개 대학과 제휴를 맺는 COE(Sun North Carolina Research Triangle Center of Excellence)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