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모바일 컴퓨팅 선택

◆류목현 LGIBM 사장 mhlyu@lgibm.com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PC영역에서 가장 촉망받는 분야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주저없이 ‘모바일 컴퓨팅’이라고 할 것이다. 통신환경 측면도 이런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KT를 비롯한 하나로통신·데이콤 등이 2000억여원을 투입해 무선랜 가입자를 올해 200여만명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어, 본격적인 모바일 컴퓨팅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런 추세에 따라 모바일 컴퓨팅의 핵심 플랫폼인 노트북시장도 올해 15%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앞으로도 PC 불황탈출의 중요한 해법은 바로 이 모바일 컴퓨팅의 확산에 따른 노트북과 유관한 수요창출 뿐이라는 사실에 업계 모두는 동감할 것이다.

 모바일 컴퓨팅의 중심에 있는 노트북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로는 세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 첫째, 기업에서 모바일 환경으로의 수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노트북을 활용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생산성을 높임과 동시에 기업의 총비용 절감 효과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이 가능하도록 통신환경이 유선에서 무선의 모바일 기반으로 대세가 바뀌고 있어 노트북의 수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노트북이 대화면과 고성능으로 무장하면서 멀티미디어 기능도 강화돼 데스크톱을 대체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새로운 수요를 꾸준히 창출하는 점이다. 이런 추세라면 누구나 노트북 한대쯤은 필수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생활과 비즈니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노트북을 선택함에 있어 이제는 선택의 필수요소들을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어야 한다. 즉 지금까지는 노트북을 선택할 때 대부분 CPU의 속도나 메모리, 또는 디스플레이의 크기 등 사양과 성능이 중요한 요소였고 요즈음에는 외향적인 디자인 또한 중요한 선택요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 환경이 확산될수록 기기의 안정성이나 보존된 데이터의 중요성이 심각해짐에도 아직은 비교적 관심을 덜 보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즉 노트북은 이동하면서 사용하는 물건이기에 예기치 못했던 상황에 부닥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교통사고나 화재사고를 당할 수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릴 수도, 커피를 쏟을 수도 있는 갖가지 극한적 상황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과연 이럴 경우, 가격이 저렴해졌으니 다시 구매하면 해결되는가? 적어도 이런 극한 상황조차도 염두에 두고 상당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제조업체는 설계하고 만들어야 하고, 소비자는 이를 좀 더 깐깐하게 살피고 따져서 결정적인 손실을 피해야 한다.

 또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무선랜 환경이 구축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컴퓨팅을 가능하게 하는 편리성이 증대된 만큼 해킹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그저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일반적인 대응보다는 스스로 데이터를 지킬 수 있는 강력한 보안체제를 갖춘 노트북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9·11 사태 당시 불탄 건물에서 건져내 외관이 형편없이 상했지만 정상적으로 작동되던 노트북이 시사하는 바를 이제는 간과할 수 없다. 이렇듯 노트북을 선택함에 있어 표면적인 사양과 감각적 디자인 뒤에 숨은 시스템 안전성에 시각을 돌려야 하는 이유는, 정보의 손실이나 보안의 취약점이 기업과 개인의 활동에 생각보다 더욱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체들은 표면적인 사양, 가격경쟁과 함께 과잉포장된 성능을 제공하는 것을 뛰어넘어, 고객들의 모바일 중심 기기가 안전하게 운용되고 중요한 데이터가 보존되도록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더욱 충실해야 하는 것이 과제가 아닐까 싶다.

 이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경제 시대에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안전하게 접속되어 있다는 것은 비즈니스의 새로운 경쟁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용자는 노트북을 단순한 사무자동화(OA)기기의 연장이나 인터넷 접속도구가 아니라 네트워크로 이뤄진 정보산업화 시대에 e비즈니스의 경쟁력을 구현하는 토털 솔루션 중 최첨단부에 있는 중요한 컴포넌트로 간주하여 선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