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마켓뷰]세계 기업 올해 IT투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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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한국IDC 소프트웨어 책임연구원

 

 ◇도입

 IDC가 지난해 11월 미국·유럽·아시아 지역 11개국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정보책임자(CIO) 1000여명을 대상으로 ‘엔드유저 지표조사(the Project Barometer end-user survey)’를 통해 2003년 정보기술(IT) 투자 계획, 투자우선 순위, 투자 촉진요인 및 방해요인 등을 조사했다. 본고는 이번 조사결과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이 조사는 특히 CEO와 CIO들간 대륙별·기업규모별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밝히는 것도 주요 목적이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유럽·아시아의 기업들 대부분은 올해 IT 지출을 작년도와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릴 것이라면서 경제안정 여부, 기업 이익규모 등이 IT시장 회복의 주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추세를 알 수 있었다.

 첫째, 대부분(84.5%)의 기업은 2003년 IT 지출을 줄일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둘째, 최종의사 결정자인 CEO 차원에서 IT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상황은 매우 긍정적이다. 셋째, IT가 전략적으로 중요해지면서 30%의 IT 지출이 IT 이외의 부서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넷째, 2003년의 주요 IT 투자요인으로 CIO들은 비즈니스 요구와 경쟁 압력을 꼽은 반면, CEO들은 기업 이익의 증가라고 답했다. 다섯째, 많은 회사들이 진행중인 투자계획을 분기별로 평가하고 있었다. 따라서 IT 공급 업체들은 경제상황과 각종 경기 지표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최근 예측과 비교, IT 지출의 증가 또는 감소 여부를 조기에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황

 세계 IT 부문이 최악의 침체기였던 2002년을 뒤로 하고 새로운 2003년이 시작됐다. 통신업계의 부진, 미국 경기의 침체, 닷컴의 몰락, 9·11 테러 등과 같은 2001년의 ‘지독한 폭풍(Perfect Storm)’의 영향으로 작년은 하드웨어 지출 감소, 소프트웨어 시장 정체, IT 서비스 계약의 감소, 유럽 등 세계 시장의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기업들의 회계부정 사건, 기업 신뢰도 하락, 이라크 전쟁 등 불확실성 증가, 국제 경기의 침체 등은 작년 IT 지출의 전반적인 추가적 감소에 중요한 원인이었다.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비즈니스 리더와 기술부문 의사결정자들이 전망을 계속 조정함에 따라 작년의 엔드유저 조사는 변화하는 상황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연초의 상승 분위기는 회계부정 사건, 부정적 경계지표와 정치적 사건들에 의해 급속히 냉각됐다. IT 지출 예상은 2001년 1분기 이후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그림1참조

 

 ◇전망

 2001년 이전과 같이 IT 지출이 급격히 신장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대체로 긍정적인 추세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기업(조사 대상의 84.5%)이 올해에 IT 지출이 더 이상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약 절반에 이르는 기업(조사대상의 45%)이 향후 12개월 안에 IT 지출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림2참조

 그림3에서 보는 바와 같이 41%의 기업이 매분기에 걸쳐 골고루 IT 예산을 지출할 계획이며 27%는 매분기마다 IT 지출 계획을 평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올해 IT 산업의 실제 성장에 있어서 각종 경제지표들의 추이, 정치적 상황, 기타 다른 예측할 수 없는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IT 지출에 대한 어느 정도 제한된 수요는 명확히 존재한다. 하지만 불확실성이라는 ‘안개’ 때문에 기업의 확신이 충분히 높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림4에서 IT예산 중 투자 분야의 비중을 보면 IT 예산의 46.7%는 일상적인 인프라 업그레이드에, 27.7%는 현재 진행중인 새로운 프로젝트에, 25.6%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각각 투자될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의 다른 조사를 봐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지난 2년간의 IT 지출 감소로 인해 네트워크 대역폭과 PC 교체 등 핵심적인 인프라 업그레이드의 수요가 약간씩 있었다.

 이 분야에서는 치열한 가격 경쟁 때문에 IT 공급자들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출하 대수면에서는 향후 12개월동안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출은 낙관적이며 기준의 인프라를 단순화하는 것은 올해 IT 지출에 있어서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5와 같이 낮은 수익률은 2003년의 IT 지출 유보의 가장 큰 잠재적인 이유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3%는 낮은 수익률 또는 불확실한 경기상황을 IT 예산 축소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했다. 수익성 질문과 일부 관련이 있는 경우 조사대상 기업의 13%가 비용 문제를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고 밝혔다. 회사들 가운데 12%만이 IT 지출 유보의 중요 이유로 “IT 프로젝트가 덜 중요하다”는 등 비즈니스 요구라고 답했다.

 한편 “예상보다 더 좋은 수익”은 올해 IT 지출 촉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지 않았다. 27%의 기업만이 잠재적 촉진 요인으로 수익률 향상을 첫번째로 꼽았을 뿐 31%의 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요구를 가장 큰 촉진 요인으로 지적했다. 그림6참조

 9%의 기업만이 IT 지출 증가 촉진 요인으로 경쟁의 심화를 지적했다. 즉,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는 수익성이 IT 지출의 가장 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수익의 증가가 IT 지출 증가를 촉진하는데 있어서는 제한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많은 기업들이 현재 진행중인 것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요구의 변화를 고려하여 IT 지출을 증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IT 지출의 72%가 IT 부서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7참조

 IT 지출 대부분이 IT 부서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나 회사 내 다른 부서에서도 IT의 전략적 관련성과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IT 부서 이외에서도 IT 지출이 30% 정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우리는 총 IT 지출비용에 대한 기업의 전반적 추세와 수익성의 관련성이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T 비즈니스 요구와 IT 부서가 분리되어 있는 회사의 경우 비IT 부서에서 테크놀로지 구입 절차에 참여함으로써 그 역할이 커지면서 분리 현상이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CEO대CIO

 IT가 회사 전략과 운영에 있어 더욱 중요해짐에 따라 CEO들이 IT 구매과정에 더욱 더 많이 참여하게 됐다. 어떤 회사는 CEO들이 IT 지출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어 투자대비효과(ROI)에 대해 더 많이 분석하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CEO들이 실질적인 IT 전략 수립에 참여하기도 한다. 요즘 IT를 IT부서와 같은 하위직들이 수행하는 지원부서 설비로 간주하는 CEO들은 거의 없다. IT 공급자들은 기술이 기본적인 유틸리티의 신뢰성을 얻을 수 있는 IT 세상을 구축하려 하지만 비즈니스 실적에 있어서 IT의 중요성, 경쟁력 그리고 수익성 때문에 테크놀로지가 CEO들의 주의를 더 끌고 있다.

 지표 조사결과를 통해 비즈니스 리더와 기술 리더 사이에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IDC는 직급에 따라 크게 CEO와 CIO로 구분하고 있는데 CEO에는 사장, 소유자, 관리이사, CFO 등이 포함되며 CIO에는 CIO, CTO, IT 관련 관리자가 포함된다.

 올해 IT 지출에 대해 CEO와 CIO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CEO는 향후 12개월간의 IT 지출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CIO는 IT 지출이 작년도에 비해 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CEO는 전반적인 IT 지출이 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림8참조

 비즈니스 리더인 CEO가 실질적인 IT 지출을 결정하는 결정권자로서 올해 IT 지출의 증가를 예상하는 것은 긍정적인 상황이다. 2% 증가 예상은 IT 공급 업체들에게 그다지 기쁜 일은 아니지만 엔드유저 조사가 종종 IT 지출과 관련하여 보수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응답자들은 경제, 비즈니스 상황 그리고 그들의 수익성과 관련한 다양한 가정을 기반으로 예측하고 있다.

 IT 지출 촉진 요인과 관련하여 CIO들은 비즈니스 요구와 경쟁상황을 올해 IT 지출 증가의 가장 큰 촉진 요인으로 꼽았다.그림9참조

 반면 CEO들은 향후 수익 증대를 더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알아야 할 사항

 전반적으로 올해는 아시아 지역에서 IT 지출이 가장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일본·대만에서 IT 지출 증가율이 낮지만 인도·중국·호주에서는 높은 증가율이 예상된다.그림10참조

 유럽의 경우 프랑스의 극소수 회사만이 올해 IT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는 높은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작년의 급격한 침체로부터 약간 회복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를 통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얻었다. 하지만 잠재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요인과 방해 요인들 때문에 올해 IT 투자 계획을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주의해야 한다. 비록 대부분의 기업이 올해에 IT 지출을 작년과 동일하게 유지하거나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기업 이익 감소나 전반적인 비즈니스 상황의 악화는 IT 지출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조사는 특히 기업의 이익 및 비즈니스 신뢰는 IT 지출을 회복시키는 핵심 요소임을 확인시켜주었다. 많은 기업들이 분기별로 현재 진행중인 그들의 투자 계획에 대해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IT 공급 업체들은 경제상황과 각종 경기 지표들에 대해 항상 모니터링해 최근의 예측보다 IT 지출이 높아질 것인지 아니면 낮아질 것인지를 조기에 파악해야 한다. 월드컴 사태, 이라크 위기 등과 같은 예측하기 어려운 요소들에 의해 작년의 IT 지출이 급격하게 중단된 것과 마찬가지로 올해 전망 역시 이와 유사한 불확실성에 의해 밝지는 않다. 다만 경제와 기업 이윤과 관련한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조사는 올해에 IT 지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