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람` 부는 중국 10기 全人大

 장쩌민 국가주석과 후진타오 당 총서기를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9명 등 수뇌부와 각 성과 자치구에서 올라온 2984명의 인민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2주간의 일정으로 5일 개막된다.

 이번 전인대는 정부·행정기관에 대한 인사와 업무보고 등 18개 의제를 논의한다. 또 국가주석 및 부주석, 국가군사위주석,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선출하는 등 사흘간 선거를 통해 후진타오 당 총서기를 중심으로 한 제 4세대 지도부 구성이 완결된다.

 상하이에서 태어난 후진타오는 중국 최고의 이공계 대학인 칭화대학 수리공정과를 졸업했는데 그동안 정보기술(IT) 분야에 많은 관심을 표명해 왔다. 지난해 11월 총서기에 선출된 뒤 2∼3개월간 산시성과 내몽고의 낙후된 농촌지역을 방문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등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그가 낙후된 중국 농촌의 발전을 위해 IT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인대에서는 또 지난 5년 간의 국정운영을 평가하고 향후 5년 간의 국정 운영 계획을 밝히는데 IT관련 민간기업인의 요직 등용 등 향후 중국 경제 발전에 IT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조짐이 곳곳서 발견되고 있다.

 ◇정부 부처 개편=차기 총리로 내정된 원자바오 부총리는 지난해 말 밝힌 국무원 기구 개편 방침에서 ‘효율성’을 유난히 강조했다. 소식통들은 이번 전인대에서 현행 29개의 국무원 부·위원회 중 8개를 폐지하는 대신 대(大)위원회를 신설, 전체적으로 21∼23개의 부처로 개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은 88년 자오쯔양 총리 및 1998년 주룽지 총리에 이은 3차 개편인데 98년에는 41개 국무원 부처를 29개로 줄였다.

 특히 이번 정부 개편은 그어느 때보다 경제부처에 많은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개편인데다가 세계 경제 환경이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어 이에 걸맞은 조직 체계가 높아진 까닭이다. 우선 유사업무를 담당해온 부처 통·폐합과 미국식 각종 위원회가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관련, 방송 관련 산업 및 기업관리를 위해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와 비슷한 국가전신위원회가 신설될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또 지금까지 막강한 권한을 휘둘러온 대외무역경제합작부가 미국의 무역대표부 및 상공부 기능을 갖는 상업부 등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업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이 대량의 공무원 실업을 불러온 대대적인 조직 개편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0년 동안 스무번 정도의 개혁과 조정을 거쳐 현재의 정부 구조를 갖췄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산업과 큰 연관성이 없는 왕쉬둥 부부장을 신식산업부(우리의 정보통신부) 부장으로 내정하는 등 업계와의 연결고리 단절 등 중국 당국의 IT정책에 앞으로 혁신적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IT기업가 대거 진출=중국 정부는 기업인들을 영입,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IT 등 민간기업가 영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 차오홍빙 경제국장은 지난달말 중국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 조직부가 기업가의 정치권 진출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히면서 “1차로 10기 전인대에서 133명의 기업가들이 대표 자격으로 진출한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어 “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도 기업인 100명이 위원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 전인대와 정협에 진출하는 민간기업가들의 수가 각각 100명을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번 전인대와 정협에서 민간기업가 대표들의 수가 각각 48명에 불과했다.

 이번 전인대의 전국 대표 2984명 중 70%가 새 얼굴들인데 지도부에 고학력의 젊은층과 함께 민간기업 중 IT관련 기업인들이 요직에 다수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새 내각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자문기구격)의 요직에 진출할 민간기업가로 중국 최대 컴퓨터업체인 레전드(랜상)그룹의 류촨즈 회장과 신시왕 그룹의 류융하오 회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당대회 이후 중국의 31개 성 및 직할시 지도부 가운데 39%가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다.

 즉 22개 성과 5개 자치구 그리고 4개 직할시 등 31개 지역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된 지역 인민대표대회(지방의회 격) 결과 17개 지역에서 24명이 당 서기 또는 성장(시장)에 새로 선출됐다. 신임 지도부의 평균 연령은 56.3세인데 9명으로 이뤄진 중국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칭화대와 이공계 출신 위주로 채워진 것과 달리 야전 사령관이라 할 수 있는 성 지도부는 이공계 출신과 경제 전공자가 각각 6명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