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정책 두뇌역 KISDI `골 아프다`

 정보통신 정책의 두뇌역할을 하고 있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심각한 두통을 앓고 있다.

 KISDI는 7일로 예정된 신임원장 선임 일정이 24일로 연기된 데다 핵심 연구진의 이탈, 연구회체제 문제 등이 겹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원장선출 연기=당초 7일로 예정된 원장후보심사위원회의가 24일로 연기됐다. KISDI 원장 선임은 정권교체 후 정부산하 연구기관장 중 처음 이뤄지는 인사여서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연기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연구원 주변에서는 심사위원회에 참석하는 차관들의 인사시기와 맞물려 연기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선임절차 연기가 각 후보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KISDI가 소속된 경제사회연구회 관계자는 “대부분이 교수인 민간위원들의 일정에 맞추다보니 분주한 학기초를 피하기 위해 연기된 것”이라며 “윤 원장의 임기가 이달 말까지여서 연기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후보는 윤창번 현 원장, 이주헌 한국외대 교수, 정갑영 연세대 교수, 노규성 선문대 교수가 등록한 가운데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핵심연구진의 이탈=올해들어 윤충한 박사, 신일순 박사 등 경력 5∼7년의 핵심연구진이 4명이나 한양대 등 대학교수로 떠났다. KISDI는 대학교육협의회의 경제학과 분야 대학평가가 올해로 잡힌 데 따라 각 대학 디지털경제학과 등의 교수진 확충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여러 명의 후속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현재 진행중인 박사급 연구원의 신규 채용절차는 용이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도 5, 6개의 과제를 동시에 진행중인 기존 연구원의 업무 가중이 예상된다.

 ◇연구회제도 유지=옥상옥으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연구회 체제가 인수위 활동을 통해 일부 개선됐으나 과학기술 분야의 3개 연구회에만 그쳐 KISDI는 이에 따른 비효율을 계속 겪을 전망이다. KISDI의 경우 일부 예산은 기획예산처로부터 받지만 대부분 정통부의 기초연구과제·위탁연구과제비로 충당하는 이중구조를 갖고 있다. KT의 민영화에 따라 부담이 따르는 통신업체로부터의 위탁과제도 줄여야 할 입장이다. 또한 평가도 연구회와 기획예산처로부터 이중으로 받고 있어 업무의 비효율이 크다는 것이 KISDI 주변의 지적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