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투자계 큰 손 휘트워스 내셔널세미컨덕터 이사진 교체 공언

 투자계의 큰손 랄프 휘트워스(47)가 내셔널세미컨덕터의 지분 7.17%를 이미 사들였다며 앞으로 이 회사 이사진 2명을 교체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그동안 주주 권리찾기운동을 벌여 마텔, 텍트로닉스, 웨이스트매니지먼트 등 실적부진 기업들의 경영진을 교체한 것으로 유명한 투자가다.

 휘트워스는 최근 자신이 96년 설립한 릴레이셔널인베스터스를 통해 올해말 개최 예정인 내셔널 주총에서 내셔널 8인 이사회 가운데 이사 후보 2명을 천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셔널이 정보기기와 휴대폰 칩 등 무수익 사업에 대한 투자로 주가가 현재 저평가돼 있다”며 “주주 수익을 위해 경영진 교체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셔널이 핵심 사업에 주력하도록 이사회를 통해 압력을 가할 생각”이라며 “내셔널이 지난달 무수익 사업부 2곳의 매각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휘트워스는 주로 저실적·저평가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현재 애프리아헬스케어, 마텔, 텍트로닉스, 웨이스트매니지먼트의 이사로 재직중이며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시스템(CalPERS)은 릴레이셔널의 대표적인 고객이다.

 휘트워스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릴레이셔널이 지난 4일(현지시각) 현재 내셔널 주식 1300만주, 지분 7.17%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10만여주는 내셔널의 무수익 사업부 매각계획 발표 이후 릴레이셔널에 매각된 것으로 드러났다.

 주주들은 올 주총에서 지루한 대리전이 벌어질까 우려할지 모르나 휘트워스는 내셔널 이사 자리 확보를 위한 대리전이 반드시 자신의 의도는 아니며 9월 이후 열리는 주총까지 아직 개선의 시간이 남아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휘트워스는 기업인수의 황제 분 피킨스로부터 투자훈련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정작 기업 인수는 원하지 않는다. 그는 “릴레이셔널은 기업을 경영하고자 하지는 않는다”며 “그런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기업 지배구조에 관한 웹 사이트인 코퍼레이트라이브러리의 편집인 넬 미노도 “휘트워스는 약속을 지키는 인물”이라며 “휘트워스는 가장 많은 존경을 받는 주주 운동가 중 한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