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차세대컴퓨팅 투자 효율

◆엔터프라이즈부·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기업의 서버이용률은 평균 15% 미만입니다. 한마디로 85%가 유휴자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차세대컴퓨팅 전략행사를 위해 방한한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본사 관계자의 말이다.

 IT자원 활용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은 사용자 스스로도 고백하는 말이지만 이 정도면 가히 충격적이다. 물론 IT투자가 비즈니스에서 최고점에 이르는 트래픽을 감안해 이뤄지고 또 업무특성에 따라 실제 자원간 가동률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볼 때 평균 15%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이 앞다퉈 주장하는 차세대컴퓨팅 전략이 현재 기업들의 IT투자 방식이나 가동하고 있는 IT 인프라의 문제점을 극복하자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만큼 현재 IT투자 상황을 되짚어볼 여지는 충분하다.

 CIO의 이름을 빌어 나오는 IT 운영의 난제는 ‘IT투자 예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거나 사내 애플리케이션 관리가 전혀 되지 않거나 혹은 현업의 비즈니스 요구가 IT부서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것은 이유야 어쨌든 기업들이 IT분야에서 ‘일정 정도’ 필요 이상의 자원을 낭비하고 있으며, 관리를 위한 지원인력이 너무 많이 들어 비용부담이 증가하고 있으며, 심한 경우는 투자한 IT자원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은 왜 벌어지게 된 것일까. IT환경이 이렇게까지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지 미처 몰랐다거나 IT 발전이 이런 가속도를 보여줄줄 몰랐다는 말로 덮기에는 석연찮다. 특히 ‘새로운’ IT 환경으로 가기 위해 기업들이 현재 제시하고 있는 ‘대안’은 어느 수준이든 새로운 투자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공급자는 뭔가 답을 내놔야 할 듯하다.

 혹자는 IT투자의 이 같은 결과는 ‘IT투자비용을 부담하는 주체(주주),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CEO), 사용하는 주체(개발자 및 현업사용자)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차세대컴퓨팅을 선택하기 전에 실제 각사가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