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대학 관련 규정을 평생교육법에서 고등교육법으로 이관해 온라인교육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전자상거래분쟁 해결이 발생할 경우 재판 관할과 적용법 체계를 정비하고 농어촌 정보화사업의 효율성을 위해 주관부처인 농림부가 총괄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지식정보사회가 급진전하면서 기존 법·제도와 상충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최근 ‘지식정보사회에 대비한 법제도 정비방안’이라는 주제로 잇따라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농어촌 정보화, 온라인 교육제도, 건전한 정보유통환경 조성, 전자상거래의 국제사법 문제 등 주요 이슈를 다뤄 정보사회 관련 법·제도 개선 논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부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원격대학 근거 법 이관=디지털대학과 같은 원격대학은 현재 평생교육법에 근거를 두고 설립됐다. 설립과 운영에 있어 유연성을 두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운영과 실체가 고등교육법상의 대학과 사실상 동일함에도 법 근거 규정만 평생교육법상의 평생교육시설로 규정하고 있어 실효성에 대한 위기가 고조됐다.
주지홍 KISDI 책임연구원은 따라서 원격대학 규정을 고등교육법상의 방송·통신대학에 통합 규정할 것을 주장했다. 주 책임연구원은 다만 대학으로 갖춰야 할 기준을 정비하도록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둘 것을 제안했다.
주 책임은 또 원격교육 표준제정, 인력양성, 전자지정도서제 등 원격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는 수단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도 제시했다.
◇인터넷정보 삭제 절차 마련돼야=현행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제44조는 공개목적의 정보로 법률상 이익이 침해될 경우 삭제를 요청할 수 있고 지체없이 조치하도록 규정했다. 황주성 연구위원은 이 규정이 정보발신자의 권리가 현저히 불리하다고 지적하고 공개목적의 정보로 인해 이익을 침해당한 자는 해당 정보서비스제공자에게 정보의 열람 제한,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하는 등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는 쪽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연구위원은 아울러 발신신호를 통해 상대방의 송신을 유도하는 발신자번호표시제 악용사례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제 사이버거래 분쟁해결 제도 정비=외국인 또는 외국법인에 의해 해킹되거나 악성 스팸메일로 피해를 보거나 전자상거래로 외국에서 사온 제품에 결함이 생겼을 때 어느 나라 법을 따라야 할지 고민스럽다.
정찬모 연구위원은 이럴 경우 우리 법과 해당국 법 가운데 선택하도록 해 최대한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정 연구위원은 기업의 피소 가능성이 무한히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또 선진국에서는 일반화한 소송외적분쟁해결(ADR)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법상 분쟁으로 제한한 것을 재산상 분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어촌 정보화사업 연계 필요=농어촌 정보화사업이 대부분 구체적인 근거규정없이 이뤄져 효과적인 조율이 어려운 상태다.
오태원 주임 연구원은 농지정보화사업을 예로 들며 관련 기본 조항을 농지법에 포괄적으로 삽입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대통령령에 모아놓아 농지관련 정보의 종합과 연계를 꾀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오 주임은 특히 농어촌 정보화사업은 농림부가 총괄적으로 관리해야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