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주파수 더 필요하다"

 SK텔레콤이 2세대(G) 통신용 주파수가 부족하다며 한·일간 주파수 간섭방지를 위해 현재 사용하지 않는 2개 주파수 채널의 추가 할당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후발 이동전화사업자들은 특정사업자에만 주파수를 추가로 배정하는 것은 유효경쟁체제 확립에 도움이 안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2㎓대역 비동기(WCDMA)식 IMT2000서비스의 상용화를 앞두고 이같은 주장을 펼쳐 투자 회피를 위한 게 아니냐는 의문도 나왔다.

 SK텔레콤은 “3G 이동통신은 2G와의 로밍이 의무화돼 3G 신규 가입자가 현 2G 통신대역을 동시에 사용해야 해 올해말께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주파수 용량이 한계에 다다를 것”이며 “WCDMA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12일 주장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800㎒ 주파수대역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16, 17주파수할당(FA)을 재사용할 수 있게 허가해 줄 것을 정보통신부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16, 17FA에 대한 사용을 부산지역에서만 금지하면 한·일간 주파수 간섭에 전혀 영향이 없다”며 “16, 17FA는 SK텔레콤 외에는 다른 사업자가 사용할 수 없어 주파수 이용 효율 측면에서도 사용이 허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6, 17FA는 한·일간 주파수 간섭을 막기 위해 비워 둔 주파수로 2.5㎒ 용량이며 2FA로 활용할 수 있다. 2FA면 가입자 200만명 이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으며 EVDO 가입자도 100만명 이상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KTF 관계자는 “WCDMA를 상용화한다고 해도 2G에서의 주파수 용량에는 큰 문제가 없어 추가 배정은 필요없다”며 “SK텔레콤에만 주파수를 추가 배정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SK텔레콤이 2G에서의 주파수 용량 추가 배정요구는 WCDMA 상용화보다는 cdma2000 1x EVDO 가입자 확보를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WCDMA 투자 비용보다 주파수 추가 할당 비용이 저렴할 것인 데다 이미 투자한 EVDO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이에 대해 “SK텔레콤으로부터 아직까지 구체적인 의견을 듣지 못해 건의를 접수한 후 면밀히 검토해 결정하겠다”며 “필요성이 인정되면 주파수 할당 절차 등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에 따라 셀룰러 대역(800㎒)에서 모두 22.5㎒를 사용중이다. KTF는 한솔엠닷컴과의 합병으로 PCS 대역(1800㎒)에서 20㎒를 사용중이며 LG텔레콤도 같은 대역에서 10㎒를 이용하고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