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인 김형오 의원(56·한나라)이 한나라당의 디지털 정당화를 주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김형오 의원은 한나라당의 디지털 정당화를 내걸고 대표 경선에까지 나설 예정이다.
“개혁 특위 2분과를 맡으면서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됐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당 지도체제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습니다. 끝나면 끊으려 합니다.”
김형오 의원은 당 대표 출마의사를 밝히면서도 표정은 착잡하다.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가 아니라 당이 워낙 한심해서다. 대선에서 드러난 당의 한계를 개혁 특위를 꾸려가면서 다시한번 확인했다.
통신 인프라를 점검해보니 석기시대와 다를 바 없었다. 가구마다 있다는 ADSL이 중앙당에는 실국장별로 하나 밖에 없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중앙당에 전체 당원 명부가 없다는 것.
“당원 운영을 지구당에만 맡겨둬 학력·재산 정도, 취미나 지역 분포 등 기본적인 사항도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동네 축구하듯 몰려가는 주먹구구식·아날로그식 운영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대선 때 소프트웨어 등 비용 6000만원의 도장(결제)을 받으려다 실패했다. 이러한 시설과 마인드로 어떻게 하겠는가”라면서 “대선은 질 수밖에 없었던 게임”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김 의원은 ‘디지털정당화’라는 카드를 내놓았다. 당장 통신망 확충에 들어갔다. 전국적으로 당원 명부를 취합해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기로 했다. 고객관계관리(CRM)도 구축키로 하고 작업에 들어갔으며 e메일과 단문메시지서비스(SMS)로 당원과 호흡하는 정당도 만들려 한다.
“중앙당에 이러한 작업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입니다.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생각도 이 때문에 하게 됐습니다.”
김 의원은 인터넷방송국도 설립할 생각이다. 당내 행사도 중계하고 당원들을 방송에 참여시키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한참 벌어진 당과 당원의 거리를 좁혀갈 생각이다. 김 의원은 그러나 인터넷방송국에 당의 개입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원 공모주 형식으로 설립부터 독립적으로 하며 경영관리 운영도 독자적으로 해 당을 자유롭게 비판할 수도 있어야 ‘늙은 정당’을 젊게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김형오 의원의 새로운 도전에 정계는 물론 IT산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