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네티즌들을 사로잡고 있는 인터넷 매체 블로그가 이제 개인적 활용을 넘어 기업·대학 등의 내외부 의사소통 도구로 발전하고 있다.
블로그는 최근 게시물이 가장 위로 올라오고 이전 게시물은 그대로 밑에 쌓이는 단순한 형태의 홈페이지. 복잡한 웹 저작 기술을 몰라도 누구나 자신의 관심사를 쉽게 올릴 수 있는 개인성과 다양성, 답글·링블로그를 통한 여론형성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부 ‘첨단’네티즌들의 전유물이던 블로그가 급격히 퍼지더니 최근에는 효율적인 내부 의사소통과 외부 홍보를 위해 블로그를 채택하거나 채택을 검토중인 기업·대학들도 늘고 있다. 블로그는 꽉 짜여진 기존의 기업 웹페이지보다 훨씬 다양하고 역동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인 플래시를 개발한 매크로미디어의 홈페이지에는 직원들의 블로그 페이지가 있다. 매크로미디어의 직원들은 소프트웨어 정보, 정보기술(IT) 업계 뉴스, 자사 소식 등을 올린다. 블로그 방문자들은 매크로미디어의 최신 정보와 유용한 팁을 얻을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서는 사용자들의 생생한 반응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시장조사회사 가트너도 웹페이지에 블로그를 신설했다. 여기엔 가트너의 전문 애널리스트들이 올리는 IT와 비즈니스 관련 의견들이 올라온다. “블로그가 가트너 홈페이지의 다른 어떤 영역보다 호응이 높다”고 뉴스팩터는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밖에 미국의 음료업체 닥터페퍼/세븐업도 신제품 소식과 관련 뉴스를 모두 블로그 형태의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다.
최근엔 미국 하버드대학이 학내 블로그 구축을 위해 저명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브 위너를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하버드대학은 교내 각 단과대학들간 정보 공유를 통해 업무 중복을 막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블로그 도입을 추진 중이다. 대학측은 블로그를 통한 활발한 의사소통은 대학 구성원의 교수·학습 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로그의 개인적·비공식적 성격이 기업 활동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강력한 의사소통 기능으로 앞으로 기업들의 블로그 활용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블로그 내용의 신뢰성을 유지하고 답글, 트랙백 (trackback:자신의 블로그가 다른 곳에 인용될 경우 이를 알려주는 기능) 등을 통해 네티즌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