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헌상 스코틀랜드국제개발청 한국대표부 대표 howard.jang@scotent.co.uk
한국의 외국인 투자유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올해에도 외국인 투자가 더욱 급감할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해외 투자유치의 활성화는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기업들이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하듯 외국인 투자 천국으로 인식되는 스코틀랜드의 투자유치 성공요인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살펴봤다.
스코틀랜드는 무엇보다 경쟁력 있는 양질의 노동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연 네트워크 및 R&D 시설이 잘 갖춰졌다. 인구 520만명의 스코틀랜드는 전화, 증기기관, 페니실린, TV, MRI, 복제양 돌리, p53 항발암성 유전자 등의 기술과 제품들을 세계 최초로 발명해 낸 최첨단 과학 선진국이다.
스코틀랜드의 이러한 뛰어난 연구실적과 기술이 대학의 R&D연구소와 기업 간의 산학협력을 통해 시장화·상업화되고 있으며 매년 13개 대학의 연구센터에서 수많은 고급 연구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또한 스코틀랜드 정부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스코틀랜드경제개발공사는 자국 대학의 인재들을 외국기업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 대학과 연구소가 갖고 있는 연구력을 바탕으로 외국기업에 R&D 기술도 지원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스코틀랜드 정부의 주도하에 설립된 반도체·컴퓨터·통신분야의 복합연구단지인 알바센터는 단순한 연구단지를 넘어 기술에 관한 교육과 응용까지 일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연구단지로 서로의 연구성과물을 사고 팔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반도체 지적재산권 거래시장인 VCX(Virtual Component Exchange)를 운영하고 있다.
두번째 요인은 스코틀랜드 정부의 효율적이고 일관된 지원정책 및 경쟁력 있는 최첨단 업무시스템이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위치한 스코틀랜드경제개발공사는 스코틀랜드 경제가 세계 최고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각종 사업 및 인력 지원, 기존 사업의 후원과 새로운 사업의 개발, 미래를 위한 직업교육 지원을 하고 있다.
자체 최첨단 업무시스템의 지원 아래 공사의 모든 구성원들은 어떠한 제약도 없이 본인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출근해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상하 수직관계보다는 수평적인 관계가 중시되며 최첨단 전자업무시스템으로 재택근무 비율도 높아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가 보장되는 반면에 실적은 엄격히 평가된다.
또한 스코틀랜드경제개발공사는 외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서 기존의 도로·통신망을 확장하고 R&D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며 인재양성에 부단히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최첨단 업무시스템과 정부의 효율적이고 일관된 지원정책 하에서 스코틀랜드경제개발공사는 2000년 외국인 투자를 3조원 가량 유치했다.
마지막 요인은 철저한 투자개발 원칙을 바탕으로 설립된 최첨단 산업단지 보유다. 스코틀랜드 서쪽의 글래스고에서 동쪽 에딘버러 사이에 펼쳐져 있는 최첨단 산업단지인 실리콘글렌은 철저한 투자개발 원칙을 바탕으로 지방정부와 민간이 꾸준히 투자한 산물이다.
이곳에는 IBM·HP·컴팩·모토로라 등 500여 기업들의 연구소와 생산시설이 위치해 있다. 다시 말해 분명한 지역경제 개발의 밑그림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외국기업의 직접투자를 유치한 결과가 오늘의 실리콘글렌이 된 것이다. 실리콘글렌은 세계적인 기술과 정보가 한 데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내는 유럽의 실리콘밸리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스코틀랜드가 해외 투자유치의 성공국가로 인식되기까지는 스코틀랜드경제개발공사·스코틀랜드국제개발청 그리고 스코틀랜드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산업체·대학교·연구소의 투자유치 노력과 경쟁력 있는 노동인력의 양성, 최첨단 생산 인프라 구축 등이 총체적으로 작용해 얻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