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제3세계-캄보디아 `정보화 빈곤` 벗는다

 캄보디아의 모든 지역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려는 야심찬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재단’이 중심이 된 이 프로젝트는 미국 등으로부터 120만달러의 지원을 받아 전국 22개도의 도청소재지에 인터넷정보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오는 7월 실시되는 캄보디아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선거에 관한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칸달 지역의 도청소재지인 타크마오에 이 프로젝트에 의한 첫번째 인터넷정보센터가 들어섰다. 깨끗하게 단장된 정보센터에서 자원봉사자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컴퓨터와 인터넷의 사용법을 가르쳐준다. e메일 보내기부터 시작해 인터넷 서핑을 통한 본격적인 정보활용까지 교육하게 된다.

 지역 주민들은 “이 자원들을 적절히 사용하면 경제개발에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역 주민 대부분은 이전엔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기술(IT) 혜택을 전혀 누려본 적이 없다. 아시아재단의 고든 하인 부총장은 “캄보디아, 특히 시골 지역은 정보화 혜택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실태를 설명했다. 수도인 프놈펜은 좀 낫지만 그외 지역의 인터넷 보급은 매우 더딘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재단은 최근 몇달 동안 캄보디아 사람들이 인터넷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캄보디아 공용어인 크메르어로 된 포털사이트 개발에 힘써 왔다. 웹사이트들의 콘텐츠는 모두 캄보디아 국민들과 관련이 있는 내용들로 채워졌으며 각 정당이나 비정부기구 등의 다양한 입장들을 소개하고 있다.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먼지가 많고 습기가 높은 캄보디아의 기후 때문에 컴퓨터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다. 프놈펜의 인터넷 접속업체들도 케이블을 갉아먹는 쥐를 막기 위해 고양이를 길러야 하는 형편이다.

 또 캄보디아는 종종 소문이나 확인 안된 사실들이 보도되는 등 언론의 기능이 약한 것도 인터넷 도입의 효과에 의문을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BBC는 보도했다. 정보의 진실성을 검증하는 언론의 기능이 미비한 캄보디아에서 인터넷의 도입은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만 부추길 뿐이라는 것이다.

 지난 1월 캄보디아의 언론들은 “태국의 인기 여배우가 캄보디아의 유명 문화재 앙코르와트는 태국의 것”이라고 말했다는 오보를 냄으로써 대규모 반태국 시위가 일어나고 캄보디아 주재 태국대사관이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인터넷이 보급되면 이런 소문들이 더욱 걷잡을 수 없이 퍼질 위험이 있다. 또 총선을 노리는 정파들의 인종차별적이고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는 내용들을 퍼뜨릴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재단은 “그럴수록 더욱 정보를 널리 퍼뜨려서 국민들이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로선 1∼2개 정파의 목소리만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재단은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아프가니스탄이나 인도네시아 등 다른 개발도상국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