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컴퓨터 전문가의 전자우편 대응전략

 많은 사용자들이 전자우편, 휴대폰통화, 인스턴트 메시지, 웹사이트 등에 흠뻑 빠져드는데 따르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를 발명한 이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으니 그렇다고 혼자 고민할 필요는 없을 듯싶다.

 샌프란시스코의 커몬웰스클럽과 UC버클리의 수학과학연구원은 지난주 새너제이 시내의 르프티트리아농극장에서 뜻하지 않은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 연사는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 명예교수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분야의 전설적 인물인 도널드 크너스(65)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제자였던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워싱턴대 수학 및 물리학 교수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제니퍼 차예스의 질문을 받았다.

 차예스 교수는 사람들이 전자정보의 홍수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크너스 교수는 이에 대해 “사람들이 야망을 키우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사람들이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의 출현으로 더 많은 일을 시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돼 과거보다 2∼3배나 더 많은 활동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극단적인 전자우편 방어전략으로 전자우편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너스 교수는 스탠퍼드대 교수 웹페이지에서 “전자우편을 더이상 사용하지 않게 된 90년 1월 1일 이후 줄곧 행복하게 살아왔다”면서 “75년 이후 15년간 전자우편을 사용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우편은 인생에 있어서의 역할이 모든 사물의 상층부에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것이지만 바닥에서 오랜 시간 공부하고 집중해야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강변했다.

 크너스 교수에게 연락하려면 옛날 식으로 종이에 편지를 써 보내야 한다. 50여년 전 컴퓨터와 함께 일을 시작한 크너스 교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기술’이란 책을 저술했다. 이 책은 100만부 이상 팔렸다. 크너스 교수는 인간의 삶을 복잡하게 한 제품을 만든 구글이나 MS 같은 회사들의 초석을 놓은 인물이다.

 차예스 교수는 100여명의 청중 앞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숨을 내쉬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도구들이 탄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린 구글 창업자도 나름대로 전자우편에 대한 전략을 쓴다며 오래된 메시지는 무시하고 가장 최근 메시지만 읽고 답장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 비록 적은 수의 사람이지만 곧바로 답장을 보내는 것으로 생각하게끔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