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FTTH 서비스를 둘러싼 가격경쟁 치열

 ‘브로드밴드, 또 하나의 전쟁이 시작됐다.’

 전쟁터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일본 간사이지역 광통신망(FTTH)이다. 지금까지 고속인터넷망 ADSL서비스를 놓고 NTT-소프트뱅크간 경쟁이 주목을 끈 데 이어 차기 전쟁이 개시된 것이다.

 닛케이산교신문에 따르면 최근 간사이지역 FTTH 서비스를 둘러싸고 통신 공룡 NTT서일본과 간사이전력 계열사인 케이옵티컴이 가격을 인하하며 고객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NTT서일본은 NTT가 분할될 때 오사카·간사이지역을 맡기로 해 탄생한 망사업자다. 한편 케이옵티컴은 FTTH 분야에서 NTT그룹에 대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전력계열 통신업체다.

 두 업체는 FTTH가 브로드밴드 대세로 자리잡기에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고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 업체의 힘겨루기로 가격이 떨어지면서 일반 가입자들은 싱글벙글이다. NTT서일본은 ‘지금 회원으로 가입하면 최대 3개월간 70% 할인된 1300엔으로 이용’이란 선전 문구로 이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3000엔으로 FTTH를 이용할 수 있다.

 케이옵티컴은 ‘ISP 접속료를 포함한 4000엔 월정액으로 최대 6개월간 서비스’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이 회사는 모회사인 간사이전력으로부터 4만㎞ 정도의 FTTH를 고스란히 인계받아 막강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자체 소유 망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적어 가격 전쟁에서 결코 NTT에 밀리지 않는다. 지난해 봄 서비스 개시 후 이 회사는 NTT서일본의 이용자들을 빼앗아오며 NTT를 긴장시켰다.

 ‘FTTH 전쟁’에서 일단 케이옵티컴이 유리한 위치에 선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옵티컴은 간사이지역 내 인구대비 서비스 세대 커버율이 80% 정도인 데 비해 NTT서일본은 이에 미치지 못치고 있다. 또 개통에 걸리는 시간에서도 케이옵티컴이 2개월 정도, NTT서일본은 3개월 정도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NTT서일본은 형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가격 인하 외에 5000㎞ 정도의 FTTH를 추가로 설치해 케이옵티컴에 밀리지 않는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기도 전에 전쟁이 시작되었다. 양사 모두 합쳐봐야 현재 간사이지역 FTTH 가입자수는 3만명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야 초기 시장 선점경쟁의 막이 오른 셈이다. 특히 FTTH의 경우 한번 가입하면 이용자가 좀체 서비스업체를 바꾸지 않는 경향이 뚜렷해 초기 경쟁이 주목된다.

 두 회사는 ‘올해가 승패가 가르는 원년’이란 인식을 가지고 ‘간사이 FTTH 점령’에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