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저를 많이 애용해 주세요.’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는 최근 ‘일하는 인간형 로봇, HRP-2’를 대학 등 학술연구기관에 우선 시범적으로 대여를 개시하고 향후 일반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RP-2는 경제산업성이 AIST 등 민간에 위탁해 98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추진한 ‘인간 협조공존형 로봇시스템 연구개발(HRP:Humanoid Robotics Project)’의 일환으로 탄생한 로봇이다.
키가 154㎝, 무게가 58㎏인 HRP-2는 체형까지 인간과 닮았다. 한시간에 2㎞ 정도를 걸어다니며 넘어져도 일어선다. 사람과 협력해서 물건을 나를 수도 있다.
사실 HRP-2는 건설현장에서 인간과 함께 일하는 모습을 상정해 개발된 로봇이다. 따라서 이번에 로봇을 연구기관에 빌려주기로 한 것은 이를 위한 대비 단계로 풀이할 수 있다.
단지 조그만(?) 흠이 있다면 대여비가 꽤 비싸다는 것. 본체 대여비만 해서 5년간 무려 3800만엔(약 3억8000만원)인데다 관리비도 연간 400만엔에 달해 만만치가 않다. 게다가 AIST내 벤처업체인 제너럴로보틱스가 제공하는 제어 소프트웨어는 별도 구매 사항이라 여기에도 400만엔을 지불해야한다.
그래도 연구기관들은 HRP-2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미 도쿄대, 오사카대 등이 대여의사를 밝혔다. HRP-2를 빌린 연구기관들은 독자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 로봇에 시험 응용할 수 있다.
‘인간같은, 너무나 인간같은’ 로봇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혼다의 ‘아시모(ASIMO)’는 이미 전세계인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모는 인간을 대신해 일해주지는 못한다. 기껏해야 빌딩 접수 창구에서 안내하는 정도. AIST는 HRP-2가 언젠가 기업이나 건설현장에서 인간과 함께 호흡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