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인력 채용 사이트 개인정보 유출 문제 심각

 실험 기사 수전은 인터넷 채용정보업체 게시판에 자신의 이력서를 올리고 몇주 뒤 뭔가 크게 잘못됐음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바이오테크커리어스닷컴(BiotechCareers.com)에 올린 그녀의 이력서를 보고 연락했다는 몇 고용업체로부터 전화가 마구 걸려왔다. 하지만 그녀는 개별적으로 지원서를 낸 6곳의 고용업체들로부터 모두 그녀가 들어본 적도 없는 업체로부터 이미 자신의 이력서를 받아보았다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 심지어 어떤 곳에서는 자신의 이력서가 세가지 다른 종류의 모양으로 전달되었다는 불평까지 들었다.

 이후 그녀는 자신의 이력서에 기재돼 있는 ‘동물 연구 경력이 있다’는 내용을 비난하는 동물 보호론자의 전자우편과 편지를 24통이나 받았다.

 최근 경쟁 사이트로부터 수천개의 이력서를 갈취한 혐의로 기소된 바이오테크커리어스닷컴의 이야기는 구직자와 인터넷 채용정보업체가 자신들에게 가장 귀중한 자산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잘 보여준다.

 바이오테크 직업 게시판 업체 메드질라닷컴(MedZilla.com)은 이 사건과 관련, 시애틀 연방법원에 접수한 소장에서 바이오테크커리어스닷컴의 이력서 대부분이 자사와 하이어헬스닷컴(HireHealth.com) 등 일부 경쟁사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드질라닷컴은 아울러 바이오테크커리어스닷컴이 자사 데이터베이스를 대폭 늘릴 요량으로 구직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또 다른 사이트 핫레주메닷컴(HotResumes.com)에서 이력서를 사들였다고 덧붙였다.

 결국 메드질라는 지난달 데이터베이스를 지우고 도메인명을 넘겨준다는 조건으로 바이오테크커리어스닷컴과 법정밖 합의를 보았다.

 이같은 문제가 어느 정도나 일어나고 있는지를 헤아리기는 쉽지 않다. 온라인 채용정보업체는 최대업체인 몬스터닷컴(Monster.com)이나 핫잡스닷컴(HotJobs.com) 등을 비롯해 틈새시장을 겨냥한 채용정보업체와 고용업체의 자체 채용포럼 같은 것을 모두 합하면 사이트수가 무려 1만개에 달한다.

 물론 대부분 게시판은 합법적인 인력 채용자와 고용업체들만 접근할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메드질라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프랭크 히슬리는 바이오테크커리어스닷컴 사건이 일어난 뒤에도 자사로부터 이력서를 내려받은 두개의 또 다른 사건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사가 사용자 트래픽을 긴밀하게 추적할 수 있어 바이오테크커리어스닷컴이 언제 이력서를 절취했는지 기록해 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용 사이트를 연구하는 프라이버시재단의 연구위원 팸 딕슨은 인터넷 채용정보업체 게시판에서 이력서를 훔치는 행위와 이보다 일반적인 이력서와 이에 포함된 전자우편 주소를 팔아먹는 행위는 해당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알면서도 쉬쉬하는 얘기라고 귀띔했다.

 딕슨은 사용자가 채용정보업체의 게시판에 이력서를 올린 다음 원치 않는 스팸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가 접수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바이오테크커리어스닷컴은 혐의가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입증된 최초의 사례 중 하나라고 꼽았다.

 일부 구직자들은 채용정보업체 게시판이 제공하는 보호수단을 사용하지 않거나 유료화된 이력서 전송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아 이력서가 잘못된 곳으로 넘어가는 위험을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

 온라인 고용관리업체인 잡-헌트(Job-Hunt.org)를 운영하는 수전 조이스는 “사람들은 일단 직업 구하기에 필사적인 만큼 이런 일에 일일이 신경 쓸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사헌기자 shkim@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