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기자들이 이라크 전쟁의 이면을 파헤치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의 카시 캘리 기자 등이 조직한 이라크 평화봉사단이 운영하는 ‘일렉트로닉이라크(http://www.electroniciraq.net)’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곳에서 만나는 이라크 전쟁관련 기사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 때문에 참혹한 살륙의 현장에서 살아야 하는 이라크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19일 이라크 평화봉사단에 소속된 베테조 패샐라크 씨가 작성한 기사 ‘새벽의 포탄’을 보면 바그다드에 첫 포탄이 떨어졌을 때 주위에 살고 있던 일반 시민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지 잘 나타나 있다.
이날 피해자 중에 한 가족은 “큰아들 생일을 맞아 온 가족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뜻밖에 포탄이 집 안으로 날아들어 온 가족이 몰살할 뻔했다”며 숨막혔던 순간을 털어놓았다.
이는 그 동안 영국 로이터통신과 미국 CNN 등 세계적인 매스미디어를 통해 이라크 전쟁을 접하던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네티즌들은 이를 통해 이라크 전쟁을 막연한 이념이나 구호가 아닌 실제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고 MSNBC 방송은 높이 평가했다.
한편 이라크 평화봉사단은 지구상에서 전쟁을 영원히 추방하기 위해 살육의 현장을 고발하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철학은 ‘전쟁은 우리 공동의 적(War is our common enemy)’이라는 문구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데서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카시 캘리 씨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총 대신 펜을 들고 이라크 전쟁 취재에 뛰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