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의 경영권 분쟁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하나로통신의 현 신윤식 회장과 LG그룹 계열 데이콤의 박운서 회장측은 주총 하루 전인 27일 음모설을 제기하는 등 치열한 세싸움을 벌였다.
LG그룹측은 이날 ‘하나로통신을 살리고 대규모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신 회장을 퇴진시키고 정치권 로비도 불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서가 공개돼 하나로통신측과 설전을 주고 받았다. 하나로통신측은 이날 ‘우리는 왜 LG를 반대하는가’란 보도자료를 통해 단지 13%의 지분만을 가지고 우회적으로 하나로통신을 인수해 LG그룹 통신계열사와 마찬가지로 하나로통신을 동반 부실로 이끌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나로통신측은 특히 하나로의 경영권을 장악한 이후 LG그룹이 그룹내 통신사업 부진을 이유로 계열사 퇴출, 그룹차원의 통신사업 철수론 등을 내세워 또다시 정부로부터 특혜성 지원을 요청할 경우 정부의 통신정책이 LG에 의해 볼모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전자·SK텔레콤·대우증권 등 대주주들은 신 회장측 연임과 교체론 사이를 오가며 관망세를 취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삼성과 SK측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채 ‘카더라’류의 미확인 정보만 오갔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경영권 분쟁은 28일 주총에서 결판날 전망”이라며 “LG측은 독자적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니만큼 대주주의 판단과 주주들의 입장이 반영되는 주총장에서 표대결을 통해 결론이 나겠지만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