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C판매업체인 e머신즈가 4만엔(약 40만원)대 PC를 앞세워 일본 PC시장에서 힘을 발휘하면서 일본 PC업계의 경계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닛케이산교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e머신즈가 일본에 입성한 것은 지난해 말. 첫 발을 들여놓고 시장 반응을 살피던 e머신즈는 갑작스런 일본 소비자들의 호응에 올해 일본 판매 목표를 10만대에서 12만5000대로 25% 늘렸다. 일본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철저한 저가 전략이 예상밖으로 좋은 반응을 보일 경우 향후 일본 시장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e머신즈의 데스크톱 컴퓨터 가격은 4만9800엔이다. 디스플레이를 뺀 본체 가격만이긴 하지만 일본에서 처음으로 5만엔이라는 ‘한계’를 깼다. e머신즈는 이미 이러한 저가공세로 북미지역에서 매년 140만대 가량의 실적을 올리며 도·소매상 PC판매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e머신즈의 판매목표 상향 수정에 긴장한 것은 일본산 토종업체들이다. 정보기술(IT) 불황으로 가뜩이나 움츠러든 시장을 놓고 가격인하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일본IBM, 델컴퓨터 등 일본에서 영업중인 미국 PC업체들도 심기가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e머신즈의 목표상향 조정은 이들에게 올해 판매전략 수정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상승세를 탄 e머신즈는 내친 김에 저가 노트북을 일본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e머신즈는 이미 북미에서 저가 노트북을 내놓는 등 노트북 시장에서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
e머신즈의 한 관계자는 “싸다고 해서 품질이 떨어지진 않는다”며 앞으로 일본에 콜센터를 설립하는 등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e머신즈는 삼보컴퓨터가 지난 98년 국내 모니터업체인 KDS와 함께 미국에 설립한 업체다. 삼보컴퓨터는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2001년말 e머신즈의 지분을 모두 매각하며 e머신즈의 경영에서 손을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