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보통신부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드러난 정보통신정책의 특징은 그간 통신서비스와 정보화에 맞춰진 정책의 축이 IT산업 육성 쪽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진대제 장관을 임명하면서 IT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찾으라는 청와대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정통부내 정보통신정책국의 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기존 반도체, 이동통신에 이어 지능형 로봇, 포스트PC, 시스템온칩, 차세대 디스플레이, 텔레메틱스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한 것은 IT산업에 정통한 진 장관의 색깔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변재일 차관은 “IT신산업과 관련해선 되레 우리가 진장관으로부터 배웠다”고 토로했다.
IT중소벤처기업 정책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정통부는 무조건 창업을 활성화하기보다는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해 자원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반면 경쟁력이 없는 기업엔 퇴출시스템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IT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번 업무보고에선 현안에 대한 정통부의 명확한 입장정리가 눈에 띈다.
논란을 빚었던 WCDMA서비스 연기론에 대해 정통부는 서울지역 서비스를 연내 상용화하고 보조금 허용 등 수요 창출을 유도하되 전국서비스의 시기를 조정키로 해 사업자와 산업계의 입장을 모두 수용했다. 인터넷 실명제도 일단 공공기관에 도입키로 했다.
정통부의 이번 업무보고는 최신산업과 기술흐름을 따라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는 평가가 있으나 가는 길은 험하다. 우선 다른 부처와의 협의가 선행돼야 할 정책이 너무 많다.
지능형 로봇, 디지털TV, SOC 및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신산업 육성 계획은 산자부, 과기부, 문광부 등과의 긴밀한 협력이 있어야 한다. 정보보호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확대는 재경부와 협의해야할 사안이다. 국가 정보화 체계에서 정통부의 역할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청와대가 정보통신부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 것인지 새삼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신화수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