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전략경영` 요체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대표 ybkwon@ksystem.co.kr

 

 하버드대학의 교수이자 경영전략분야의 대가인 마이클 포터 교수가 “경영전략의 요체는 무엇을 하지 말 것인지를 선택하는 데 있다”고 했다.

 최근의 이라크 전쟁을 미국이 지구상의 모든 문제를 자국의 뜻대로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IT분야에서도 운용체계에서부터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잘 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의도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지난 80년대에 잘 나가던 일본의 반도체회사들은 트랜지스터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까지 모든 반도체를 제조해 판매하려는 욕심 때문에 90년대 후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덜 중요한 일 때문에 더 중요한 일을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 기업에서도 한정된 자원과 시간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요령은 ‘선택과 집중’에 있다.

 필자는 종종 회사의 영업직원들에게 “영업을 잘 하는 방법은 고객과의 첫번째 만남에서 영업을 계속할지 아닐지를 가려내는 일”이라고 얘기한다. 포커게임에서도 돈을 따기 위해서는 맨 처음의 카드 세장을 받았을 때 죽을 것인지 살 것인지를 빨리 결정하고, 더 나아가 판을 얼마나 키울 것인가를 판단하는 베팅 전략을 잘 짜야 한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애매한 카드를 들고 어정쩡하게 따라다니다가 돈을 많이 잃거나 좋은 카드가 만들어지더라도 너무 많은 돈을 건 나머지 다른 사람들을 중도에 하차하게 함으로써 돈을 적게 딴다.

 모든 도산의 시작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선택함으로써 비롯된다. 오히려 해야 할 것을 안함으로써 성장이 안되거나 쇠락한다손치더라도 망하는 경우는 드물다. 개인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시작함으로써 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흡연·도박·거짓말·폭력·탐욕같은 것들은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건전하게 살아가는 데 중요하다. 설혹 이런 것에 잠시 빠졌더라도 단호히 끊는 것만이 더 좋은 일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기업도 옳지 않거나 능력 밖의 일, 지키지 못할 약속, 모든 것을 다 잘 하겠다는 욕심들을 버리고 꾸준히 잘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하는 것이 건전한 성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