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비스시장 `개방 전략`눈길

 미 정부가 31일(현지시각) 서비스 분야에서 자국 시장장벽 철폐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무역협상 전략보고서를 발표, 대미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주요 무역국가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총 120페이지에 달하는 이번 보고서는 통신, 컴퓨터 관련 서비스를 비롯해 금융, 교육, 환경, 택배 등에서 외국 기업에 대폭적인 시장개방을 제의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보고서는 △외국 기업의 미국내 케이블TV 채널 소유 허용 △외국 은행들의 미국내 등록기준 완화 △심야 택배서비스 진출 전면 개방 등을 골자로 하며 일부 서비스 부문에서는 기존 시장개방 기준을 지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떤 부문이 개방되는가=로버트 졸릭 미국 무역대표에 의해 발표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개방되는 서비스 분야는 통신, 컴퓨터 관련 부문과 금융, 택배, 에너지, 환경, 광고 및 AV서비스, 소매, 교육·트레이닝 서비스, 숙박·관광, 전문직 분야 등을 총망라한다.

 이들 분야가 미국 서비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일자리의 80%가 이들 분야에 속해 있으며 특히 지난 20년 동안 이들 분야에서 제공된 일자리가 4000만개로 나머지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보다 많다. 특히 미국 GDP에서 이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64%에 달한다.

 ◇개방여파=이번 보고서는 외국이 미국에 요구하던 서비스 시장장벽 철폐사항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서비스 시장 개방보다는 외국에 대해 ‘이만큼은 개방해라’는 지침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상대적으로 대미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같은 국가의 부담감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졸릭 대표도 “미국은 개방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누리고 있다”면서 “각국에 무역장벽을 낮춰줄 것을 요구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측의 보고서에 맞춰 서비스 시장개방이 진행될 경우 세계시장에 엄청난 파급이 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시간대학은 전세계 서비스 시장의 무역장벽이 기존에 비해 30% 정도만 축소돼도 미국 경제에 1500억달러 정도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연구보고서를 낸 바 있다.

 ◇전망=보고서 발표 이후 미국정부는 세계 각국에 자국 수준의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개도국에 대해서는 인프라의 현대화, 경제구조 효율화 및 성장 등이 시장개방에 달려있다고 강변하면서 본격 공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서비스 분야는 미국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 세계시장에서 미국의 입김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미국의 이들 분야 서비스 수출액은 지난 90년 1370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2760억달러로 2배 증가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