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애 이컴앤드시스템 해외마케팅 사장 jbnt@chol.com
요즘 미·이라크전을 보면서 문화의 차이가 얼마나 다른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곤 한다. 유럽 출장을 마치고 스웨덴에서 덴마크로 가는 스케줄이 있어 홀가분한 기분으로 배를 타기 위해 항구로 출발했다. 업무를 마치고 산뜻한 기분에서였다. 그러나 홀가분한 기분은 잠시 항구에 도착해 배를 기다리면서 아웃사이더로서의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그들의 복장은 캐주얼한 느낌을 주었지만 어느 누구도 운동화를 신거나 청바지를 입은 사람은 없었다. 물론 이런 짧은 여정이 젊은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나는 이 짧은 여정을 통해서 개인이나 집단의 성향을 나타내는 문화를 진실로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느끼게 되었다. 또 그곳에서 여러해 동안 생활을 한다고해서 오랜 전통에서 오는 그들만의 느낌을 가지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미국 토크쇼를 보면서 영어를 잘 한다는 사람도 전혀 웃을 수 없는 이야기가 그들에게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고,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따라 웃을줄 알면 반성공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말이다. 또 우리가 금기시 하는 빨간색이 중국이나 대만과 같은 화교권에서는 행운의 색이고 우리가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푸른색이 유럽에서는 우울함을 나타낸다하여 제품의 카탈로그에 주색깔로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문화의 차이를 폭넓게 이해함으로써 그들의 삶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라크 전쟁을 보면서 새삼 나는 이런 문화의 차이에 대한 서로의 인정이 개인을 넘어 국가간에도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진실로 미국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라크 국민이 인정하는 지도자로서의 후세인을 진실로 미국이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후세인을 그들의 지도자로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그 자체를 미국은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미국이 세계의 경찰국가로서 진실로 자국의 이익을 떠나 이라크라는 정서를 이해하고 더불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이라크 국민들이 후세인으로부터 해방되기를 원하는 정서인가. 이 전쟁을 보면서 우리는 많이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와 목소리 높아지는 다양한 집단의 요구, 이런 다양함을 조화로 이끌어 내는 것이 정말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누가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겠는가. 그것은 우리말고는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우리의 몫이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