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를 둘러싸고 한·일 가전업계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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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 가전시장을 선점하라.’

 한국과 일본 대형 가전 메이커들이 최근 급부상하는 동남아시아 가전시장을 놓고 진검승부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LG전자·삼성전자 등 한국 대형 가전 메이커와 히타치제작소·미쓰비시전기 등 일본 메이커들은 올해 동남아 시장에서 일제히 가전제품을 증산키로 계획, 치열한 한일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의 LG전자·삼성전자가 올해 세탁기, 냉장고 등의 생산을 30∼50% 확대키로 했으며 이에 맞서 히타치제작소·미쓰비시전기 등도 냉장고, 에어컨 등의 생산량을 20∼30% 늘릴 계획이다.

 이 신문은 한일 대결의 배경으로 유럽·미국 등 선진국은 세탁기·냉장고 시장 포화와 세계 경기침체로 정체를 맞은 반면 동남아·중국시장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태국에서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세탁기 생산량을 지난해 75만대보다 30% 이상 늘린 10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LG는 에어컨 공장을 확장, 올 생산량을 지난해의 600% 수준인 20만대로 늘린다. 삼성의 냉장고 공장도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60만대의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5월엔 새로운 전자레인지 공장을 준공해 20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히타치는 태국공장에서 냉장고 생산량을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늘어난 72만대로 늘리는 한편, 말레이시아의 에어컨 생산량도 25% 늘린 24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미쓰비시의 태국 에어컨 공장 생산량도 15% 증가한 58만대로 늘린다.

 실제로 지난해 태국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주요 가전제품의 판매대수가 일제히 과거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동남아 시장이 급팽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의 독무대였던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성장가능성에 눈을 돌린 한국 업체들이 대공세에 나서 일본을 따돌리고 시장점유율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새롭게 가전 강국으로 등장한 중국세의 본격 진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어서 상당기간 ‘한국 대 일본’ 구도가 고착될 전망이다. 특히 한일 가전업체들은 동남아시아 지역 내에서 양산된 가전제품에 대해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대당 비용이 낮아진 제품들을 동남아 지역은 물론 역외 지역으로 확대시켜 나간다는 전략적 공통점까지 갖고 한판 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한편 한국과 일본 메이커들은 또 다른 성장 시장인 중국에서는 중국 내 공장의 생산량 확대를 통해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