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지속 발전 위한 리사이클링

◆이강인 산업폐기물재활용사업단장 kirhee@recycle.re.kr

 

 21세기 들어서면서 환경에 대한 문제는 전세계 인류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언제부터인가 과거 70년대부터 본격화된 산업화의 부작용을 톡톡히 경험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오염물질의 배출로 인한 기상이변은 홍수, 가뭄 등의 자연재해로 나타나고 있으며 생태계에서도 이상변화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결국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커다란 명제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황사현상’에서 보듯이 폐기물의 문제는 이제 영토 개념을 넘어 전세계의 공동대처를 촉구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국내에서 배출되는 산업폐기물은 연간 8500여만톤으로 과거 10년 전에 비해 2배에 달하고 있다. 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우리나라는 인구 한 명당 폐기물이 하루 5.2㎏ 이상으로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도 정부를 비롯, 대기업 등도 폐기물에 대한 예방대책을 마련해 발생량을 낮추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제는 폐기물에 대한 기존의 자세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사전예방책 못지 않게 사후처리 문제가 폐기물에 있어 더욱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내일 당장 전세계 모든 공장의 가동을 중단시키지 않는 한 사전예방책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산업화와 정보화는 인류의 희망찬 미래건설에 필수적이지만 우리 모두는 10년, 20년 뒤에도 오늘보다 더 좋은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살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은 이제 필수적인 선택인 것이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 자원고갈의 위험성을 꾸준히 경고해 오고 있는 전문가들은 이의 대안으로 재원재활용, 즉 리사이클링(recycling)을 꼽고 있다. 이들은 리사이클링을 고려하지 않은 경제활동은 앞으로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폐기물에 대한 사후처리 개념에서 리사이클링은 인류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적으로도 지구촌의 환경보전을 위해 오염물질에 대한 유통이나 처리에 보다 엄격한 통제와 감시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미 국제무역기구를 통해 리사이클링을 교역으로 한 연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폐기물에 대한 자원재활용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상 생활에의 직접적인 연결에는 걸림돌이 존재하고 있다.

 리사이클링에도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현상이 작용하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사태를 우리가 아닌 ‘당신들만의 문제’로 보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러한 인식을 갖고 있는 한 먼 장래를 내다본 우리나라의 환경보호와 그 근원에 있는 리사이클링에 험난한 미래만 있을 뿐이다. 리사이클링의 수혜자인 동시에 원인제공자인 일반 국민에서부터 기업, 정부에 이르기까지 획기적인 리사이클링에 대한 인식전환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리사이클링은 많은 국민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폐기물을 재활용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유한한 부존자원의 부가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올들어 지난 1월부터 폐가전, 폐타이어, 폐플라스틱 등에 대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가 시행되고 있다. 그렇지만 그동안 이를 두고 여러 이해 당사자간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이제 더이상 생존이 달린 리사이클링 문제를 전통적인 사고로 파악해서는 안된다.

 어느 때보다 새로운 사고와 추진력이 요구되는 리사이클링 정책에 새 정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그 동안 온통 개발에 대한 목소리만 높았을 뿐 자원재활용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말을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