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미국의 3대 자동차 업계 ‘빅3’가 ‘공해없는 미래형 자동차’로 주목받아온 전기자동차(EV)의 생산 계획을 10여년만에 포기키로 했다고 AP가 보도했다.
이는 미국에서 자동차 매연 규제가 가장 심한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주내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10%를 무공해 차량으로 의무화하던 조항을 올해부터 오는 2005년까지 저(低)공해 차량의 10%로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빅3는 전기배터리 차량을 포기하고 저공해 하이브리드 차량 등 신종 차량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데이브 배스머스 GM 대변인은 “전기자동차 ‘EV1’을 수리하기 위한 부품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리스 기간이 만료되면 초기에 생산한 EV1 1000대 중 375대를 회수할 것”이라며 “일부는 박물관 및 연구실로 보내지고 일부는 스페어 부품으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80년대말 GM이 처음 개발한 전기자동차는 무공해 차 시대를 열었으나 주행거리가 160㎞에 불과한데다 충전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격도 비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더욱이 캘리포니주 외에도 뉴욕주가 내년부터 판매차량의 10%를 무공해 차가 아닌 저공해차로 규정을 변경함에 따라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을 중단했다.
자동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와 천연가스차, 연료전지차 등 차세대 차량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들 차량은 주행거리가 전기자동차에 비해 2배 길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