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 없는 반도체업체 투자 `U턴`

 ‘일관생산라인(FAB:팹) 없는 반도체업체에 투자자들이 다시 돈을 들고 다가선다.’

 EBN이 ‘팹 없는 반도체 협회(FSA:FABless Semiconductor Association)’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올들어 팹 없는 반도체업체에 대한 투자가들의 투자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통상 ‘팹 없는 반도체업체’는 반도체 디자인, 개발 및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고 실리콘 웨이퍼 제조공장(팹)을 갖고 있지 않은 업체를 일컫는다.

 이에 따르면 35개의 팹 없는 반도체업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올 1분기 투자금액이 지난 분기에 비해 23% 늘어난 4억2340억달러에 달했다. FSA측은 “이는 지난 4분기에 전분기에 비해 증가세로 돌아선 3억4400만달러를 기록한 후 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인 만큼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BN은 “1분기 실적은 지난 2000년 1분기에 1억5410만달러로 바닥을 친 후, 2분기(7억6770만달러), 3분기(9억2700만달러)의 2분기 연속 증가 후 하강세를 보인 이래 처음 나타나는 호조”라고 덧붙였다. 특히 올 1분기 투자액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최대 금액으로 기록됐다.  

 월별로 나눠보면 최근 2달간 투자 증가세는 더욱 뚜렷하다. 1월에 10개 업체가 5920만달러를 투자받은 데 비해 2월에 9개 업체가 1억8200만달러, 3월에 16개 업체가 1억822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3월 투자금액은 지난해 6월에 13개 업체가 1억9000만달러의 성과를 올린 이래 가장 많은 금액이라고 FSA는 밝혔다.

 FSA 이사회 멤버인 세쿼이어캐피털 마크 스티븐 이사는 “(최고점을 기록한 데 비하면 투자금액이)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벤처캐피털들은 지난 3년간 팹 없는 반도체업체에 대해 투자를 꾸준히 지속해왔다”며 “특히 최근들어 반도체 개발이나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에 대해 (벤처캐피털들은)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들어 첫 자금조달에 나서는 업체에 대한 분위기도 반전됐다. 자금을 조달한 업체들 중 처음으로 투자를 받는 업체의 비율이 1분기 29%에 이른다. 이는 2001년 33%에서 지난해 21%로 줄어든 후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첫 자금조달업체당 평균금액은 계속 줄고 있다. 이번 1분기 업체당 평균이 510만달러인 데 비해 작년에는 830만달러, 2001년에는 880만달러, 2000년에는 1580만달러였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