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킨토시 컴퓨터로 유명한 애플컴퓨터가 비벤디유니버설의 계열사로 세계 최대 음반업체인 유니버설뮤직그룹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애플의 유니버설뮤직 인수금액은 최고 60억달러에 달하며 만일 인수가 성사되면 기술산업과 음반산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움직임을 처음 보도한 LA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4월 29일 이사회를 앞두고 있는 유니버설에 50억∼60억달러를 제시하며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데 양사는 이를 위해 지난 수개월간 비밀리에 협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설은 신예 래퍼인 50센트를 비롯해 샤니아트와인, U2 같은 유명 아티스트와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을 전속으로 두면서 연간 약 6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세계 최대 음반회사다. 유니버설은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전세계 CD 판매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로 지난해 큰폭의 운영수익 하락 그리고 세계적 음반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오프라인 음반판매는 인터넷 음악 성행 등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국제포토그래픽산업연맹(IFPI)에 따르면 세계 음악CD와 카세트테이프 판매량은 작년까지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데스크톱 컴퓨터인 ‘아이맥’ 등을 판매하고 있는 애플은 지난 12월 28일 끝난 1분기 결산에서 14억7000만달러의 매출에 8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7년 애플의 CEO로 다시 돌아온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분기대비 손실이었다. 현재 애플의 연간 매출은 57억4000만달러며 44억달러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
양사간 통합은 음악 콘텐츠 등을 확대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하려는 애플의 의지와 자산매각을 통해 부채를 줄이려는 비벤디의 이해가 일치돼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단계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온라인 음악디지털단말기인 아이포드를 판매하고 있는 애플은 실제 이달말경 새로운 온라인 음악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등 PC사업이 점차 사양화길을 걸음에 따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애플 주주들은 애플의 유니버설 인수 추진에 대해 애플이 그나마 가지고 있는 40억달러 이상의 현금마저 소진할까 우려, 일제히 애플 주식을 내다팔아 지난 11일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17달러 하락한 13.20달러로 내려앉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과 유니버설의 결합에 대해 “만일 성사되면 하이테크업체와 음반업체의 결합이 잇따라 일어날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하며 “하지만 지난 1988년 소니가 CBS레코드를 20억달러에 인수했지만 시너지 효과는 미미했으며 또 마이크로소프트도 한때 세계 3위 음반사인 EMI를 인수하려다 백지화한 적이 있는 등 쉽지 않은 일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실제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는 입장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