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휴대폰 단말기 시장이 연간 출하대수 4000만대 규모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체간 경쟁이 ‘양강체제’에서 ‘춘추전국시대’로 바뀌고 ‘카메라폰’ ‘3세대(3G) 휴대폰’ 등이 새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멀티미디어총합연구소가 최근 조사·발표한 ‘2002년 일본 휴대전화단말기 출하현황’에 따르면 2002년(2002년 4월∼2003년 3월) 출하대수가 4096만대를 기록, 2년 연속 호조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내 가입자 수 포화로 4000만대를 넘어서기 힘들 것이란 예상을 깬 것이다.
멀티미디어는 “카메라폰의 등장으로 인해 신규가입자 둔화를 상쇄할 만한 교체 수요를 불러일으켰다”며 “이는 또한 카메라폰의 강자인 3위 업체 샤프의 급부상과 함께 NEC·파나소닉 양강체제의 붕괴를 초래했다”고 풀이했다.
◇일본은 세계 3대 시장=멀티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출하대수는 4096만대로 2001년 4303만대에 비해 4.8% 줄었지만 4000만대선을 지켜냈다. <표1참조>
시장축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2002년 10월∼2003년 3월)에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카메라폰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구매의욕 자극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일본 휴대폰시장은 올해 4130만대, 내년 4210만대로 4000만대 규모를 유지하며 중국, 미국과 함께 3대 단일시장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양강에서 춘추전국시대로=단말기 제조업체별로 1, 2위인 NEC, 파나소닉모바일(구 마쓰시타통신공업)의 시장 장악력이 약화되고 3, 4위 샤프, 도시바가 약진했다. <표2참조>
1위 NEC는 NTT도코모용 카메라폰 ‘N251i’ 등이 히트하며 853만대를 판매, 2001년 이래 2년 연속 1위를 지켰다. 하지만 판매량 위축과 함께 시장 점유율도 2001년보다 6.9%포인트 떨어진 20.8%를 기록했다. 파나소닉 역시 1.9%포인트 떨어진 17.8%에 불과했다.
반면 카메라폰을 내세운 샤프는 지난 2001년보다 2.5%포인트 높아진 12.5%의 시장점유율을 과시했다. 도시바도 5.9%에서 9.0%로 늘리며 4위로 도약했다. 멀티미디어 관계자는 “기존 양강체제가 무너지고 혼전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카메라폰·3세대 단말기, 킬러앱 부상=카메라폰은 이미 지난해 일본시장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았다. 2001년 전체 6.9%를 차지했던 카메라폰은 지난해에는 58%로 시장을 평정했다. 올해는 85.2%에 이를 것으로 멀티미디어는 예측했다. 3G 휴대폰인 CDMA 1x단말기(KDDI 서비스)가 700만대 이상 출하된 가운데 WCDMA단말기도 32만대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올해 CDMA 1x가 960만대, WCDMA가 470만대에 달하며 3G가 전체의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내년에는 3G가 2G단말기인 PDC 출하량을 넘어서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멀티미디어는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일본 단말기시장이 카메라폰, 무비폰, GPS폰 등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단말기와 3G단말기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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