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PDA가 불러온 제약업계 혁신

◆디지털경제부·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영업사원들이 개인휴대단말기(PDA)의 기능을 강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업정보 통합에 대한 거부감은 이제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국내 굴지의 제약업체인 A사의 최고정보책임자는 제약업계 처음으로 PDA를 이용한 현장 영업자동화(SFA) 시스템을 가동한 지난 6개월 동안에 대해 이같은 평가를 내놓았다. 영업사원의 정보와 영업력에 크게 의존해온 제약업계로서는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제약·자동차·보험 등의 업계는 영업사원의 잦은 이동에 따른 영업 및 수익성 누수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모바일 시스템을 통한 영업자동화와 정보통합은 영업사원들에게 달갑지 않은 첨단환경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요즘의 기업들은 이같은 영업력 누수를 막고 중장기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결국 영업정보의 통합은 이러한 과제해결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A사는 앞으로 3년 동안 추진하게 될 정보화전략계획(ISP)의 막바지 조율에 분주하다. 제약업체 가운데 비교적 이른 시기인 지난해 이미 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도입해 기간 업무자동화를 이룬 이 회사는 기존 업무 시스템의 통합 및 고도화 작업과 함께 웹과 모바일 시스템을 결합한 통합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SFA 시스템은 음성 인식과 필기체 인식, 모바일 결제 기능까지 접목해 사실상의 일일결산 체제 구축을 위한 창구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1차 고객인 병원·약국과 2차 고객인 환자를 비롯, 공급업체와 영업사원 등을 하나로 묶어 기업 전반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지식화하고 이를 근간으로 한 경영전략을 실시간 공유하는 지식경영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제 전통기업의 IT투자는 부분적인 업무자동화에 의한 e트랜스포메이션만을 뜻하지 않는다. 기간시스템에서 웹·모바일 인프라로 이어지는 환경변화를 반영한 중장기 경영전략과 최고경영진의 용단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