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송대역 주파수의 사용여부를 놓고 케이블TV 업계와 음악유선방송 업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현재 케이블TV 디지털방송 개시를 앞두고 기존 유선방송국 설비 등에 관한 기술기준을 개정하기 위해 작업을 추진중이며 이달중으로 개정 기술기준을 고시할 계획이다.
이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지난 3월말 정통부에 아날로그방송 채널 대역의 포화를 해소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있는 음악방송대역을 케이블TV를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기준 변경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본지 3월 28일자 참조
반면 음악유선방송 업계는 이같은 협회의 건의에 강하게 반발하며 최근 정통부에 음악방송대역을 그대로 보호해 주도록 건의서를 제출했다.
현재 전국을 대상으로 디지털 음악유선방송 서비스를 시행중인 DMBS와 엠탑은 공동 건의서를 통해 기존 기술기준이 음악방송대역 주파수를 규정함으로써 각 사업자간 사업영역을 보호하고 있는데 케이블TV 업계가 이를 침범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음악유선방송 대역을 디지털 기준에 맞도록 현행 88∼108㎒에서 88∼112㎒로 4㎒를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케이블TV 업계의 입장=현재 케이블TV 업계는 계속 증가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비해 아날로그방송 채널 대역의 포화(52∼552㎒)로 1개 채널의 주파수 대역이라도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케이블TV 업계는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은 음악방송대역 주파수를 확보해 1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당 약 3개 채널의 추가 확보가 가능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월 약 32개 SO가 기존의 기술기준을 어기고 음악방송대역에 PP를 송출했다가 방송위로부터 과태료 부과 등의 징계조치를 받은 바 있으며 지난 7일에도 2개 SO가 음악방송대역을 무단 사용해 방송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음악유선방송 업계의 주장=음악유선방송 업계는 아날로그 음악방송을 주로 중계유선사업자(RO)가 서비스해 왔으나 최근 RO의 침체로 음악방송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음악방송 서비스가 시작되며 활성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고 가입자도 점차 증가추세에 있기 때문에 음악방송대역 주파수를 더욱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케이블TV 업계가 채널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음악방송대역을 침범할 게 아니라 속히 디지털화를 추진해 채널 수를 늘리고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통부와 방송위의 입장=방송위는 양쪽의 입장에 일장일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위는 디지털 음악방송이 활성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TV 업계의 요구대로 결정할 경우 디지털방송의 활성화를 막을 수 있고 디지털 음악방송 서비스가 미비한 상태에서 음악방송 주파수 대역을 계속 보호할 경우 주파수를 허비할 수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방송위는 “사업자 현황을 우선시 하지 않고 한쪽의 입장에 손을 들어줄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서 “음악유선방송사업자·서비스·가입자 등의 현황을 먼저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주파수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정통부는 유성방송의 디지털화를 앞두고 이에 맞도록 기존의 기술기준 개정작업을 추진중으로 이달안에 개정 기술기준을 고시할 예정이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양 업계의 건의서를 검토중이며 디지털방송 활성화를 위해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