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주요 반도체 12개사가 반도체의 디자인 향상과 함께 연구개발 및 제조비용을 줄이기 위해 하나로 뭉쳤다.
C넷에 따르면 세계 1,2위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인 TSMC와 UMC를 비롯해 대만의 주요 12개 반도체기업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는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자국 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실리콘지적재산권품질연합(Silicon Intellectual Propertity Qualification Alliance)’이라는 연합체를 결성했다.
이 단체는 차세대 반도체의 개발·생산 등에 있어 개별 기업의 노하우를 공유,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낭비를 막기 위해 결성됐다. 상황에 따라서는 업체들이 공동으로 연구개발 자금을 각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체 결성을 주도하고 있는 첸 웬 펑은 “새 컨소시엄은 반도체 디자인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기업 연구소간에 중복 연구·투자를 막기 위해 결성됐다”며 “시장지향적으로 유용한 정보들을 회원사간에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정보를 다 공유할 필요는 없다”며 “현재 연합체에 참가한 기업들이 연구비용을 개별적으로 분담하고 있지만 향후 이를 공유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비쳤다.
연합체에 참여하는 개별 기업에 적용될 구체적인 규정은 아직 만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만 주요 반도체업들이 연구개발(R&D)을 위해 하나로 뭉친 것은 전세계 반도체 수요가 하락하는 반면 제조비용은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중 전세계 반도체 판매량은 118억달러로 전달보다 3.3% 하락하는 등 맥을 못 추고 있다. 반면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은 최소한 20억∼30억달러에 이르는 등 지속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대만 업계 관계자들은 밝혔다.
반도체 수요 부진과 달리 제조비 상승은 전세계 반도체업체들로 하여금 활발한 아웃소싱(외부생산)과 함께 다른 업체와 연구·제조분야에서 제휴를 맺도록 내몰고 있다. 필립스반도체가 최근 미국 모토로라, 유럽 최대 반도체업체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90나노공정의 반도체 개발 및 제조분야에서 제휴를 맺은 것은 이런 현상의 좋은 본보기라고 애널리스트 등 시장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