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오는 2006년 독일 월드컵 때까지 1200만대의 지상파 디지털방송수신기(DTV)를 보급키로 하는 등 지상파 디지털방송시대 개척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일본 총무성 주도의 ‘브로드밴드시대에 있어서 방송의 미래상에 관한 간담회’에서 올 연말 지상파 디지털방송 개시 시점에 맞춰 지상파 디지털TV를 2006년 1200만대, 2008년 3600만대, 2011년 1억대 수준으로 보급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수립했다.
간담회는 또 이같은 보급 속도를 지원키 위해 다음달에 정부·지자체·방송국 등 관련 정부와 업계가 모여 ‘실시추진조직’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궤도에 오르는 일본 지상파 디지털방송=일본은 오는 12월부터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3대 도시권에서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개시할 예정이다. 2009년까지는 일본 전 지역에서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되고, 2011년에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하고 완전한 디지털방송 체제로 전환한다.
이같은 계획을 세운 일본 정부는 2006년 독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대형 행사를 지상파 디지털TV 보급확산의 최대 계기로 삼을 방침이다. 지상파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되는 2011년 초까지 4800만 세대(대수 기준 1억대)를 보급시킬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또한 케이블방송 사업자에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재송신을 촉진하는 등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0조엔 시장이 눈앞에=일본 업계 전문가들은 지상파 디지털방송이 TV·비디오 등의 교체, 전용튜너 판매 등 관련 전자기기 시장에서만 향후 10년간 40조엔(약 400조원)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상파 디지털방송은 아날로그방송 수신기는 물론 방송위성(BS)·통신위성(CS) 수신기를 통해서도 시청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지상파 디지털TV는 전자업계에 전혀 새로운 시장창출의 원천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도시바·히타치·미쓰비시 등 일본 가전제조업체들은 하반기 중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지원하는 TV 출시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BS·CS 등도 볼 수 있는 지상파 디지털TV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상파 디지털TV의 경우 BS·CS용 TV에 비해 수만엔 이상 비쌀 것으로 예상돼 순조롭게 보급될지는 미지수”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BS·CS용 32인치 브라운관TV는 20만엔(약 200만원) 안팎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는 지상파 디지털방송 개시가 방송국의 과중한 투자 부담, 아날로그와 디지털간 채널 조정 등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경제 파급효과를 고려해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뒷받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