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등장으로 편리한 점도 많지만 개인의 사생활 침해와 인권침해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동통신회사나 신용카드 고객은 물론 심지어 보험회사에까지 본인의 동의도 받지 않고 개인정보가 상업적 목적으로 새나가고 있음은 보통 일이 아니라고 본다.
정보화시대에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긴 하나 이미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따른 피해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고객의 비밀번호만 알아내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개인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고 하니 그 허술한 관리실태에 기가 찰 노릇이다. 이래서야 어떻게 안심하고 이들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겠는가.
심지어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회사나 직원들이 돈을 받고 팔아먹고 있는 실정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제 피해를 보게 될지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 2000년 7월부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 시행되고 있으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느슨한 관리 감독으로 개인정보가 얼마나 유출되는지 정확한 파악조차 안되고 있으며 갖가지 목적의 영리추구에 이용되다 보니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국내 굴지의 보험사에서까지 경쟁보험사의 대출자 개인정보를 빼내 신규보험 유치와 자사의 대출전환으로 유도하는 데 이용했다고 하니 그 약삭 빠름에 놀랄 뿐이다. 여기에는 기업윤리도, 고객보호도 끼어들 여지가 없다. 한마디로 ‘고양이에게 생선 맡겨 놓은 격’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자사가 최고라고 자화자찬하며 기업이미지 홍보에 여념이 없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들통 안나면 잘된 일이고 그렇지 않으면 별일 아니라는 듯한 무책임한 풍토가 사라지지 않는 한 개인정보보호를 아무리 외친들 공염불에 불과하다.
이같이 정보화 시대에 역행하는 장애물을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직무유기에 다름 아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대형화되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을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 보다 강력한 대책을 마해야 한다. 더 큰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고객의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있어야 함은 물론 개인정보를 상업적 목적에 이용한 회사는 법규를 더욱 강화해서라도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개인정보관리가 취약한 나라가 지식강국이나 경제대국으로의 도약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개인신상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윤숙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