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의 주인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일본의 게임업체 남코가 세가에 합병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부터 파칭코 업체 새미와 합병 논의를 진행하는 동안 미국 EA 및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수설도 나돌았던 세가의 장래에 또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남코는 대작중심의 게임제작 그리고 개발 및 마케팅 비용 급증 추세 속에서 경쟁력 유지를 위해 세가와의 합병 추진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코는 세가의 입장을 배려, 세가가 남코를 흡수하는 형식으로 합병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코는 이르면 내년초까지 합병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세가와 남코가 합병하면 지난 3월 끝난 2002회계연도 기준으로 매출액 3500억엔인 일본 최대의 게임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현재 일본 시장 1위는 지난해 2500억엔의 매출을 기록한 고나미다.
두 회사는 주력 사업이 게임 소프트웨어, 아케이드 게임 기기 및 시설 운용 등으로 서로 겹친다. 이에 따라 양사는 합병을 통해 시설 보수 및 영업망 등을 통합할 수 있게 됐다. 또 게임 개발 인력 및 지적재산권의 통합 관리와 해외 판로 확대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가는 현재 파칭코 업체 새미와 합병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 EA와 MS도 세가 지분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가와 새미는 올 가을을 목표로 합병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차가운 시장 반응과 세가 내부의 반대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남코의 가세로 세가 인수를 둘러싼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남코의 합병 제안은 소수의 대형 업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세계 게임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이 느끼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게임 시장이 영화와 비슷하게 ‘블록버스터’ 위주로 가면서 미국 업체에 비해 자금력과 마케팅이 떨어지는 일본 업체들은 고전하고 있다. 실제로 두 회사의 주가는 작년 상반기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세가의 주가는 새미와의 합병 소식이 나온 후 올초보다 45% 가까이 떨어졌다. 일본의 중견 게임업체 에닉스와 스퀘어도 최근 합병 회사로 새출발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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