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진 한국IDC 커뮤니케이션 리서치그룹 연구원 rjung@idckorea.com
‘유선과 음성통화에서 무선과 데이터 위주로’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전세계 통신서비스 업계에 휘몰아치고 있는 변화는 이말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또 하나의 최종 목표를 향해 통합되는 경향을 보인다. 바로 음성과 데이터를 통합한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 서비스의 부상이다. 이처럼 통신서비스의 기본개념을 바꾸고 있는 통신서비스 시장의 최근 움직임과 앞으로의 발전방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서론
지난해 전세계 통신서비스 시장규모는 9170억달러를 기록했다. 여전히 유선 음성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최근 무선 및 데이터 통신서비스가 유선 음성서비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감안하면 오는 2007년까지 통신시장에서는 무선 및 IP 관련 서비스들이 고속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무선서비스가 전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7%에서 오는 2007년 43%를 기록할 것으로 IDC는 전망하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에 역점
지난 2년 동안 전세계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무엇보다도 2000년을 전후해 제3세대(G) 주파수(사업권) 경매 때문에 과도한 부채를 떠안은 것이 화근이 됐다.
고객들은 엄격한 서비스 수준을 요구하는 동시에 장기보다 단기 계약을 선호했으며, 전세계 경기침체라는 악재와 맞물려 많은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은 회계 스캔들에 휘말리거나 심지어 파산선고를 받았다.
내수시장이 위축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서비스 제공 범위를 국제무대로 확장했던 사업자들이 있는가 하면 몇몇 사업자들은 반대로 자산을 매각하고 인력을 감축하기도 했다.
글로벌 통신서비스 사업자들도 수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립했다. 많은 서비스들이 가격인하에 대한 압력과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로 수익성 악화를 기록했다. 몇몇 데이터 서비스는 보편화되면서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가격하락 현상도 보였다.
이처럼 겉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통신서비스 시장은 긍정적 경향을 띠고 있다. 예를 들면 고객들은 서비스 사업자들의 특징과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모두 같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특화된(프리미엄) 서비스에 기꺼이 추가요금을 부담하고 있다. 따라서 서비스 사업자들은 기존 고객들을 유지하고 새로운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통신망 관리서비스, 컨설팅, 네트워크 분석, 기타 서비스를 자체 또는 협력회사들과 공동으로 제공함으로써 더욱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동시에 다양한 신기술들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얻어가고 있다. MPLS 기반 IP VPN을 대부분의 서비스 사업자들이 제공 중이며 고객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또 음성과 데이터 통합(converged) 솔루션으로 IP텔레포니가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통합 메시징 서비스 역시 현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기회 약속하는 ‘무선’
또 다른 약속된 시장은 무선분야다. 기업용 무선 네트워크와 일반인들도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핫스폿(hot spot)을 구축하는 무선랜 시장은 앞으로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핫스폿은 컴퓨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선데이터 서비스시장을 확대하고 휴대폰 가입자들이 이동 중에도 2.5G 및 3G 데이터 통신 사용을 보장할 것이다.
전세계 무선 컴퓨터 및 이통 사업자들은 좀더 매력적인 데이터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다. 또한 카메라 휴대폰과 무선인터넷 액세스는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확장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서비스 사업자들은 여전히 몇 가지 어려운 질문에 직면해 있다. 예를 들면 어떤 무선표준을 채택할 것인가, 3G가 정말 필요한 것인가, 2.5G가 현재의 서비스(MMS·게임)에 대해 충분한 대역폭을 제공할 수 있는가 등이다.
그러나 서비스 사업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은 언제쯤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의 수익이 성장해 모바일 음성서비스의 가격하락을 보충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다.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 역시 최근 통신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적용형태는 지역에 따라 매우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메트로 이더넷은 주로 기업(엔터프라이즈)에서 직원들간에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DSL·케이블모뎀과 경쟁하면서 가정 내 일반 가입자와 기업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하는 용도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이밖에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가입자회선(DSL)과 케이블 등을 이용해 음성전화를 할 수 있는 VoDSL 및 VoCA 등의 서비스도 각광받을 전망이다.
데이터서비스 ‘고성장’
최근 통신환경 변화는 ‘자유화’와 ‘경쟁체제’로 표현할 수 있다. 가장 주목할 변화는 중국의 국제무역기구(WTO) 가입이다. 이를 계기로 전세계 서비스 사업자들은 거대한 중국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며, 외국에서 유입된 지속적인 투자는 시장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 역시 최근 통신규제에 대한 기본 틀을 재검토하고, 특히 국내시장에서 통신서비스의 경쟁을 확대하는 데 주력 중이다.
또 유럽 통신시장에서는 정부의 3G 사업권 통제가 논쟁이 돼 왔으며, 사업자들의 투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통신망 공동사용 및 3G 서비스 제공시한 연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한편 전세계 통신서비스 시장규모는 지난해 9170억달러에서 오는 2007년 1조200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5.7%로 90년대에 비해서는 못 미치지만 같은 기간 동안 전세계 경제성장률 2∼3%(IMF 전망)와 비교하면 여전히 2배 이상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림1 참조
또 지역별로 보면 아메리카가 가장 큰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비율은 큰 변동이 없을 것이다. 또 데이터 통신서비스 시장의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음성통신 매출이 여전히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할 전망이다. 그림2·3 참조
현재 전통적인 음성전화 수입이 전세계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80.9%를 점유하고 있으며 2007년에도 여전히 67.8%를 차지하면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변화는 오는 2007년까지 음성서비스 시장의 성장은 완만한 반면 데이터서비스는 연평균 17.4%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점이다.
음성
전세계 음성서비스 시장은 크게 시내·장거리·국제전화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시내전화는 2007년까지 보합세를 유지하는 반면 장거리와 국제전화 시장은 오히려 절대규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음성시장에서도 무선이 연평균 5.1% 성장세가 예상되며, 유선 음성시장은 2007년까지 연평균 0.3%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간 치열한 경쟁과 인터넷전화(IP텔레포니)와 같은 대체 서비스로 인해 장거리 및 국제 (음성)전화 요금은 꾸준히 떨어지고, 특히 장거리보다 국제전화 분야가 가격하락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시내와 장거리·국제전화를 통합한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은 통신규제 정책에 따라 국가마다 다양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서서히 규제를 완화해 왔거나 시장을 막 개방한 국가들은 지난 몇 년간 북미와 유럽이 그랬던 것처럼 가격하락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싱가포르와 같이 국제전화요금이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국가에서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다.
데이터
전체 통신시장에서 데이터 통신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우선 전세계 데이터 통신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1750억달러에서 오는 2007년 3900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IP VPN, 음성데이터통합(VoIP), 무선데이터통신 연결과 등 인터넷(IP)에 기반을 둔 서비스들이 향후 데이터 통신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계적으로 유선데이터 통신서비스는 꾸준한 가격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프레임릴레이와 ATM 등 이미 보편화된 데이터 통신서비스들은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더욱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다. 특히 현재 기업용 네트워킹 시장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프레임릴레이는 IP기반 서비스들에 밀려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무선
무선서비스 성장률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9.1%를 기록할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유선서비스는 3.5%에 머물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통신시장은 무선서비스가 주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결론
향후 5년간 전세계 통신서비스 시장은 역동적일 것이다. 물론 전체 성장률은 높지 않겠지만 각각의 서비스 성장률의 편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음성 수익이 전세계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고 있지만 무선과 IP를 주축으로 하는 데이터통신의 수익이 증가하면서 음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데이터서비스 수익 성장률이 연평균 17.4%로 전체 통신시장 주도 △전체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2002년 37% 비중을 차지한 무선서비스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며 2007년경엔 43% 비중 차지 △무선 수익 성장률은 유선 수익 성장률보다 3배 정도 큼 △전세계 통신서비스 시장은 2005년 가장 큰폭의 성장 등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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