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 성인용게임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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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케이드게임 시장이 종전의 청소년용 중심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사행성 게임 중심으로 급격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 따르면 2∼3년 전만 해도 심의를 통과한 게임의 30%대에 불과했던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이 최근에는 80%대로 늘어나는 등 청소년용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때 청소년의 놀이공간으로 인기를 끌었던 아케이드 게임장이 성인을 위한 게임장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국산 아케이드 게임=성인용’=영등위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3∼4년 전까지만 해도 전체 이용가 판정을 받은 게임이 60% 이상일 정도로 청소년 게임이 주류를 이뤄으나 불과 1∼2년 사이에 전체 이용가 게임과 18세 이상가 게임의 비중이 역전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000년 20∼30%대 머물렀던 18세 이상가 게임 비중은 2001년 60%대로 늘어났으며 2002년에는 80%까지 육박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18세 이용가 게임 비중이 78.6%에 달하는 등 18세 이상가 게임의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사용불가 및 보류 판정을 받은 아케이드 게임 현황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01년 사용불가 및 보류 판정을 받은 게임수는 심의를 통과한 게임수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치였으나 계속 증가해 지난해는 700여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심의 통과 게임수의 80%에 달하는 수치다.

 이는 18세 이용가 판정도 받지 못한 아케이드 게임들이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2년여 동안 사용불가 및 보류 판정을 받은 게임 1000여건 중 4건을 제외하고 모두 지나친 사행성이 문제가 됐다.

 ◇악순환 거듭하는 아케이드 게임업계=아케이드게임시장이 사행성 게임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아케이드 게임업체들은 “사행성 게임 아니면 장사가 안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게임장을 찾던 청소년들이 온라인게임과 PC방 등지로 옮겨가면서 아케이드게임장은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 문을 닫는 게임장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케이드 업체들은 대안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사행성 게임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논리다.

 실례로 2002년 2만5000여개에 달하던 국내 아케이드 게임장(영업장)은 현재 절반 이하로 줄어든 1만여개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아케이드게임에 대한 심의규정이 크게 완화된 것도 사행성 아케이드게임이 쏟아지는 주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종대 교수 겸 아케이드게임업체 디지털실크로드의 김동현 사장은 “심의통과가 보다 쉬워지자 아케이드게임업체들이 사행성 게임 만드는 데 더 주력하게 됐다”며 “양질의 청소년게임이 없으니 청소년들은 게임장을 떠나고 이는 다시 업체들의 사행성 게임 제작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법 못찾는 아케이드 게임시장=이러한 상황에서도 분기마다 150∼200여종의 아케이드 게임이 지나친 ‘사행성’을 이유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심의규정 완화를 요구하는 아케이드게임업체들의 민원이 쏟아지는 등 아케이드 게임시장의 난기류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게임큐브·플레이스테이션2 등 가정용 게임기 사업자들이 올해부터 업소용 판매에 나설 계획이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산 아케이드 게임업체들이 사행성 게임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아케이드 게임시장에서 청소년용 게임을 찾아보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표>국산 아케이드 게임 심의 현황

전체 전체이용가 12세 비중 18세 18세이상가 계 사용불가 및 보류

2000년 231 65.8 115 32.8 351 153

2001년 160 32.0 1 339 67.8 500 198

2002년 185 20.8 705 79.2 890 721

2003년 1분기 44 21.4 162 78.6 206 175

<그래프는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