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KT 상반기 무선랜 장비 입찰 결과
‘시장 확대는 성과, 수익성 확보는 숙제.’
지난 1월 단독형 무선랜 액세스포인트(AP) 벤치마킹테스트(BMT)로 시작돼 이달 21일 USB(Universal Serial Bus)형 무선랜카드 공급자 선정을 마지막으로 350억원 규모의 KT 상반기 무선랜장비 입찰의 평가 결과다.
이번 입찰은 BMT 기간까지 포함해 3개월여의 시간이 소요됐고 원천장비제조사 및 제안업체를 합해 30여개사가 참가, 입찰 규모에서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올해 공중망 무선랜 시장의 주도권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진행됐다.
◇무선랜 시장 활성화=올초 KT가 무선랜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10만명 수준인 가입자를 110만명으로 늘리고 8000여개의 무선랜 접속 가능 지역(핫스폿)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이후 시작된 이번 입찰은 시장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KT의 무선랜 가입자 유치 부진, 후발 사업자들의 소극적인 투자 등으로 인해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200억원대에 머물렀던 공중망 무선랜장비 시장은 KT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이번 입찰에서만 지난해 규모를 넘어서는 350억원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번 입찰은 공중망 무선랜 시장에 초점을 맞춰온 국산 무선랜업체들에 큰 상승요인으로 작용했으며 그동안 외산업체들이 강세를 보여온 기업시장과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수익성 확보는 ‘과제’=이번 입찰은 웬만한 중소장비업체의 연간 매출 규모에 달할 정도로 컸지만 공급권을 확보한 업체들에는 앞으로 수익구조를 어떻게 맞춰나갈 것인가가 숙제로 남았다.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치러지다보니 이미 지난해 저가시비를 낳았던 KT 공급가에 비해 30∼40% 가까이 떨어진 가격에 낙찰돼 삼성전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소기업인 무선랜업체들로서는 이익을 남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입찰에서 공급권을 따낸 A사 관계자는 “이번 입찰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준 것은 명백하지만 개별기업 차원에서는 앞으로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며 “하지만 공급가격이 너무 낮다보니 적자를 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KT도 단순히 투자비 절감을 위해 최저가 입찰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무선랜 분야에서도 종합평가제를 도입해 장비업체와 공생하는 길을 모색해 제1통신사업자라는 위치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하반기 전망=이번 입찰로 상반기 KT 무선랜 입찰이 일단락되면서 하반기 KT 입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의 하반기 무선랜 설비 투자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연초에 밝힌 대로 무선랜 사업에 계속 힘을 싣는다면 적어도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또 핫스폿 확대에 따른 AP입찰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투자규모와 함께 KT가 어떤 무선랜 기술 방식을 차세대 기술로 채택할 것인가도 주요 관심사다. KT는 현재 최대 구현속도가 11Mbps에 머물고 있는 현행 IEEE802.11b를 대체할 기술로 54Mbps를 지원하는 IEEE802.11a 및 IEEE802.11g 두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KT의 파급력을 감안할 때 KT가 채택하는 기술이 곧 국내 무선랜 시장의 주된 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아 관련 업체들 모두 KT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표>KT 상반기 무선랜 장비 입찰 결과 ※수주금액은 근사치임.
부문/수주업체(원천제조업체·제안업체)/수주 규모
단독형AP-A형/엠엠씨테크놀로지·머큐리/1만9585대(23억원)
단독형AP-B형/아이피원·인프라넷, 엠엠씨테크놀로지·머큐리/9만대(86억원), 아이피원-4만5000대, 엠엠씨테크놀로지-4만5000대
ADSL모뎀 통합형AP/아이피원·현대정보기술, 삼성전기·에스넷/15만5000대(150억원), 아이피원-9만3000대, 삼성전기-6만2000대
PCMCIA형 무선랜카드/삼성전기·에스넷, KT솔루션스/16만개(51억원), 삼성전기-9만6000개, KT솔루션스-6만4000개
USB형 무선랜카드/삼성전기·에스넷/14만개(50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