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통 불황 `활로`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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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 이동통신 업계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휴대폰으로 게임과 문자메시지(SMS)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양보다 질’로 승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신규 휴대폰 가입자가 작년대비 20∼30%씩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통 업체들이 가입자 1인당 매출을 확대하는 쪽으로 마케팅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먼저 미국 이통 업체들이 지난 1분기에 유치한 신규 가입자는 총 290만7000여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동기(약 350만4000명)에 비해 17%나 줄어든 것이다. 주요 업체별 성적을 보면 미국 최대 이통 업체 버라이존와이어리스가 작년동기(96만4000명) 대비 13.6% 감소한 83만3000명의 휴대폰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그쳤다.

 또 T모바일(5위 업체, 70만명)과 AT&T와이어리스(4위, 42만5000명), 넥스텔커뮤니케이션스(6위, 42만5000명), 스프린트PCS(3위, 19만9000명) 등이 1분기에 확보한 신규 가입자도 각각 지난해에 비해 20∼30%씩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표참조

 미국 이통 업체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더 이상 휴대폰 가입자를 확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그 대신 게임과 SMS 등 부가 서비스를 통해 1인당 매출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중에 버라이존와이어리스와 스프린트PCS는 최근 가입자들에게 24시간 동안 인터넷을 접속하는 것은 물론 게임과 디지털 사진, SMS 등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였다.

 특히 버라이존와이어리스가 제공하고 있는 ‘겟잇나우’ 서비스는 매월 99센트(1200원)만 내면 게임을 무제한으로 내려받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선보이자마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버라이존은 일본과 유럽처럼 여러명이 동시에 참가할 수 있는 (멀티) 게임 보급이 미국 이통 가입자들 사이에 널리 확산되면 이통 서비스 사용 시간이 증가하고, 수입(요금)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스프린트PCS는 디지털 카메라가 부착된 휴대폰을 통해 디지털 사진 서비스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일본과 유럽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전화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디지털 사진을 상대방 휴대폰 및 전자우편 주소로 주고받을 수 있다.

 스프린트는 이통 가입자 절대 수가 줄어들어는 등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사진 서비스로 제2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캐너스인스탯 그룹 애널리스트 켄 하이에는 “미국은 이통 가입자가 약 1억50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이통 시장의 하나”라며 “미국 이통 업체들이 잇달아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지난해부터 제로(0) 성장을 하고 있는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수요를 회복시키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