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양방향 데이터방송 유감

◆IT산업부·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스카이라이프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다음달 중순부터 양방향 데이터방송을 실시한다고 해서 화제다. ‘스카이터치’라는 서비스명으로 유아교육·게임·날씨·증권정보·부동산시세 등 14가지 서비스와 함께 초기형 t커머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스카이라이프가 선보일 예정인 스카이터치는 알려진 바와는 달리 진정한 의미의 양방향서비스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기본적으로 데이터방송은 기존 방송국에서 송출하는 방송서비스와 달리 데이터 형태의 정보서비스로 분류된다. 여기에 양방향이 접목되면 방송국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물론 시청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방송국에 요구할 수 있게 돼 소비자와 방송국간 일대일 교신이 가능해진다.

 스카이라이프가 선보일 게임·날씨·증권정보·부동산시세 서비스는 위성으로부터 미리 데이터를 다운받은 상태에서 소비자는 단지 리모컨으로 저장된 데이터를 가려보는 시스템이다. 더구나 게임은 대부분 테트리스 수준이며 컴퓨터 게임처럼 원격지의 상대와 수준 높은 게임을 즐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 수준에선 단지 시청자와 셋톱박스 사이의 양방향서비스에 머물게 돼 반쪽짜리 양방향서비스에 불과한 실정이다. 왜냐하면 방송국과 시청자 사이의 직접적인 정보 이동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리턴패스의 원리에도 의문이 생긴다.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리모컨을 통해 보내는 신호는 우선 셋톱박스에 장착된 모뎀에 연결된다. 이 신호는 가정의 전화선을 타고 방송국으로 전달되며 이를 접수한 방송국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위성을 통해 내려보낸다. 원론상으로는 소비자의 경우 간단하게 ‘예’ 또는 ‘아니오’ 정도의 간단한 신호만 보내면 되기 때문에 전화선을 사용해도 무리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이같은 환경에서 과연 t커머스와 같은 서비스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소비자가 완벽한 양방향서비스를 맛보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예를들어 소비자가 방송사로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소위 ‘리턴패스’ 기능은 올해 하반기에나 구현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야만 초기 형태의 t커머스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방송계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국내 첫 양방향 데이터방송에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하지만 부풀려진 정보나 잘못 전파된 정보로 인해 소비자가 등을 돌리게 되면 시장형성의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