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윈도와 리눅스는 지난 수년간 인텔의 프로세서와 결합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유닉스 HW·SW 영역을 잠식해 왔다.
24일(현지시각) 공식 발표된 윈도서버2003의 여러 버전(제품) 중 엔터프라이즈와 데이터센터 버전은 64비트 제품도 들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윈도의 환경을 이전 32비트에서 64비트로 껑충 업그레이드시킨 셈이다. 이들 버전은 인텔이 사운을 걸고 마케팅하고 있는 64비트 프로세서 ‘아이테니엄’과 결합,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디자인됐다. 이때문에 ‘윈도서버2003’은 MS뿐만 아니라 서버 시장에 진출한 지 거의 10년째 돼가는 인텔에 서버 사업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를 여는 ‘사건’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
데스크톱 분야 CPU 시장의 80% 정도를 장악하고 있는 인텔은 하이엔드 서버 분야까지 장악하기 위해 아이테니엄이라는 신무기를 선보였지만 성능은 신통치 않았다. 이런 참에 아이테니엄과 궁합이 잘 맞는 64비트 윈도가 나옴으로써 윈텔 진영은 하이엔드 서버 시장에서 정상을 달리고 있는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방식의 유닉스 서버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됐다.
IDC의 애널리스트 로저 케이는 “윈도서버2003 등장은 아이테니엄 프로세서를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안착시키려는 인텔을 포함, 윈텔진영이 하이엔드 서버의 정상자리를 넘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했다.
현재 인텔 기반 서버들은 전체 서버시장 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주로 로엔드에 그친다. 그러나 총 매출면에서는 유닉스 서버보다도 적다.
가트너에 따르면 작년 세계 서버시장 매출규모는 전년보다 8% 감소한 430억달러였으며 이중 유닉스 서버 매출이 170억달러로 인텔 서버의 규모를 6억달러 정도 앞섰다. 하지만 이번 윈도서버2003 출시 이후 이르면 연내 인텔 서버 매출이 유닉스를 추월하리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인텔은 오는 여름께 아이테니엄2보다 성능이 30∼50% 정도 향상된 ‘매디슨’(코드명)이라는 프로세서까지 준비하고 있다.
유닉스의 하이엔드 서버 분야뿐 아니라 윈도서버2003은 날이 갈수록 지원업체와 매출고가 늘어나는 등 위세를 키우고 있는 리눅스 진영에도 일격을 가할 무기다. 지난해 리눅스 서버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63%나 늘어나면서 20억달러 벽을 처음으로 넘었다. 이보다도 인텔과 유닉스 서버 모두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지만 리눅스는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증가세를 계속 유지했다는 것이다.
IBM, 유니시스, 델컴퓨터·MPC(구 마이크론PC) 등 주요 HW업체는 물론 BEA시스템스·CA, JD에드워즈, 마누기스틱스, 피플소프트, SAP 같은 대형 애플리케이션 SW업체들이 윈도서버2003의 공식출시에 따라 일제히 관련 제품의 본격적인 출시를 위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가인포메이션의 한 애널리스트는 “64비트 윈도는 애플리케이션의 64비트화도 촉진해 진정한 64비트 컴퓨팅 시장을 여는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