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 이름은 브리트니입니다.”
서구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인도에 콜센터 건립을 늘리면서 인도인 직원들에 대한 영어 및 문화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BBC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이런 교육 목표는 미국·유럽 등의 고객 문의전화에 보다 자연스럽게 응대하고 텔레마케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인도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직원들의 인도식 영어를 교정하기 위한 강좌를 여는가 하면 ‘브래드’나 ‘브리트니’ 같은 영어식 이름까지 지어주며 영미문화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고객들은 콜센터 직원이 자신과 비슷한 억양의 언어를 쓸 때 가장 좋은 반응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콜센터의 인도인 직원들이 가능한 한 인도 억양이 드러나지 않는 자연스러운 영어를 구사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인도 뭄바이의 콜센터업체 인포웨이브즈인터내셔널의 지아 셰이크 사장은 “같은 영어로 대화하더라도 미국 덴버에서 전화 거는 사람과 뭄바이에서 응답하는 사람의 문화적·언어적 격차는 클 수밖에 없다”며 “신입직원은 한달 동안 억양교정수업을 받으며 고객 국가의 문화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고 말했다.
인도인 직원들은 미국이나 영국 영화를 집중적으로 보며 그곳 사람들의 문화를 익히게 된다. 또 전화를 걸거나 받을 때 사용하는 영어식 이름을 따로 지어 고객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인도에서만 쓰는 표현이나 단어도 쓰지 않도록 주의를 받는다.
국제전화 비용은 계속 줄어드는 한편 세계경제 침체가 이어지면서 다국적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콜센터를 외국에 세우거나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영어를 능숙하게 말하는 우수인력을 싼 값에 쓸 수 있는 인도가 콜센터 입지로 인기를 모았다. 인도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비용은 영국의 40% 정도. 최근 인도 콜센터시장 규모는 방갈로르나 뭄바이를 중심으로 매해 50∼70%씩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08년까지 콜센터에서 일하는 인도인은 20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효율을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경영활동이 늘어나면서 고유 억양의 ‘순화’도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