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 배분수에 대해 여야가 지난 25일 극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2개월 이상 끌어오던 제2기 방송위원회 구성이 급류를 탈 전망이다.
정부 및 여당과 야당은 배분수 문제만 합의한다면 바로 방송위원을 선임할 수 있도록 후보자를 이미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르면 5월초 국회 추천과 대통령의 방송위원 선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위성방송의 지상파TV 재송신, 지상파TV 방송운용시간 연장, 디지털방송 관련 법제정 및 개정 등 시급한 방송계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방송위원 구성이 늦어짐에 따라 여론의 집중적인 비판을 받아온 정치권이기에 여야는 최대한 이른 시일내에 방송위원회 구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방송계에서는 어떤 인물이 방송·통신 융합시대의 중차대한 국가 방송정책을 이끌어갈 차기 방송위원으로 선임될지에 대해 집중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현행 방송법상 방송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해 전체 상임위원 수 4명을 5명으로 늘리고, 이중 정부 및 여당이 3명, 야당이 2명에 대한 추천몫을 가져가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방송위원 추천 배분수는 대통령 3명, 민주당 2명, 한나라당 3명, 자민련 1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송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대통령 추천인사 중 1명이 될 것이 유력한 방송위원장 후보로 서울대 신문학과 교수 출신인 이상희 KBS 이사 및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집중 거론되고 있다. 나머지 2명 중 1명은 여성 방송위원 후보로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으며, 또다른 1명은 법조계 인사나 뉴미디어 전문가 중 1명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당인 민주당 추천 2명으로는 성유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과 이효성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집중 거론되고 있으며, 한나라당 추천 3명으로 최창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양휘부 전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특보, 임형두 현 비상임 방송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자민련 추천으로는 현재 방송위 상임위원인 이긍규 위원이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종민 전 대전MBC 사장 및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거론되고 있는 방송위원 후보 중에는 방송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성과 함께 중대한 디지털방송 정책을 처리할 추진성을 강조하고 있는 방송위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인사도 다수 포함돼 있어 이들이 실제 방송위원으로 선임될 경우 적지 않은 갈등도 예상된다.
한 방송전문가는 “새로 구성될 제2기 방송위원회 위원은 어느 시기보다도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국가기구로서의 방송위원회의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고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이끌어갈 전문성 및 추진력을 갖춘 인사가 추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