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가 통하지 않는 깊은 산속이나 도서벽지에서도 위성을 통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을 CD수준의 깨끗한 음질로 청취할 수 있는 위성 라디오 서비스에 대한 성공가능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1월부터 위성 디지털 라디오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의 선발업체인 XM새틀라이트(http://www.xmradio.com)의 가입자가 5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동차 운전자를 주고객으로 제공되는 XM 위성방송은 한달 서비스 요금이 9달러 99센트인데 총 100개 채널 중 일부 제한적으로 광고방송을 빼고는 30개 이상 채널에서 상업 광고방송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XM새틀라이트의 CEO인 휴 파네로 회장말대로 “음악, 토크쇼 등 100개 채널의 이 새로운 위성 라디오 프로그램 방송은 지난 20년 미국 29대 대통령 워런 하딩의 당선 소식을 전하면서 처음 시작됐던 라디오 역사상 최대 쾌거”라는 의미부여조차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라디오가 60년대 FM밴드 출범이후 40년 동안 기술적 혁신이라 할 만한 발전이 없었다”는 그의 주장에 그대로다. XM이 제공하는 방송채널 중에는 하드록 음악만 내보내는 ‘본 야드’를 비롯, 24시간 동안 디스코 음악을 틀어주는 ‘크롬’, 10대를 대상으로 하는 ‘배블 온’,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코미디, 스포츠, 뉴스 등 철저하게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
이같은 다양한 프로그램 편성이 자동차 안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미국 운전자들에게 기대 이상의 호응을 낳았다. 휴 파네로 회장은 최근 한 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내년까지는 흑자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까지 전망했다.
특히 이러한 성과는 최근 최악의 불황을 극복하고 거둔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위성 라디오 방송 첫 송출일(2001년 9월 12일) 직전에 9·11 테러사건이 발생, 서비스를 두달여 동안 연기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혹독한 경영환경을 극복한 XM의 성공요인은 휴 회장의 지적처럼 3가지로 분석된다.
무엇보다도 뉴스와 오락, 대담 등의 다양한 분야를 모두 다루는 독창적인 프로그램 편성 노력이 꼽힌다. XM은 위성 라디오 사업을 준비하면서 미국 라디오 방송 분야에서 최고 연출가인 리 애브람스를 스카우트했다. 또 위성방송용 마이크로 칩을 자체기술로 개발해 위성방송용 수신기 개발기간을 대폭 단축하면서 계획대로 위성 방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GM과 1억2000만달러(약 1400억원)의 자본투자를 포함한 배타적인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마케팅전략도 XM의 안정적인 위성 라디오 가입자 확보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러한 위성방송라디오가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잡음없는 생생한 방송을 원하는 많은 나라에서 관심거리로 등장할 것은 분명하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업체별 위성라디오 가입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