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주소를 찾아주는 통신장비인 라우터와 스위치를 중심으로 세계 네트워크 장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시스코시스템스가 IP 무선전화기 개발을 계기로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 시장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새너제이머큐리에 따르면 시스코는 사무실에서 이동 중에도 초고속인터넷(WiFi) 회선을 이용해 음성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IP) 무선전화기(모델명 7920·사진)를 개발, 28일(현지시간) 선보였다.
오는 6월부터 1대당 약 600달러(약 72만원)에 공급하는 이 전화기의 가장 큰 특징은 약 100m 범위 안에서 이동 중에도 인터넷을 통해 음성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기존 회사 전화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데다 해외 사무실에서도 같은 전화기로 통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스코의 IP 무선전화기는 학교 교직원을 비롯해 병원 간호원, 창고 직원 등 틈새시장은 물론 일반 기업 사무실에서도 휴대폰을 대체하는 이동전화 수단으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병원의 경우 그동안 전자파 간섭 등을 이유로 휴대폰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현실까지 감안하면 전파 대신 인터넷 회선을 사용하는 IP 무선전화기 사용이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 시스코의 IP 무선전화기 개발은 세계 네트워크 장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지위를 이용해 인터넷 회선을 사용하는 유무선 전화기 등 음성통신 단말기 시장 장악 의도까지 담고 있어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회사 포레스터리서치의 갤런 슈렉 애널리스트는 “시스코가 개발한 IP 무선전화기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기존 배터리의 절반수준으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