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과학자들, 유럽 SW 특허 반대

 ‘대기업만 살찌우는 소프트웨어 특허체계에 반대한다.’

 유럽의 유명 과학자들이 유럽연합(EU)의 소프트웨어 특허체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8일(현지시각) C넷에 따르면 영국을 포함한 유럽 과학자 31명은 유럽위원회(EC)가 추진중인 소프트웨어 특허체계가 미국식이어서 대기업들의 이익에만 부합한다며, 개정되는 유럽의 특허체계를 미국과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과학자들은 “EU의 특허는 알고리듬, 소프트웨어 아이디어, 데이터구조 및 정보처리 방법 등에 대한 범위가 너무 넓어 남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개정안은 특허에 대한 구체성이 부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최근 들어 웹사이트 쿠키나 서핑, 온라인광고와 관련한 특허권 논란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며 “향후 특허를 둘러싼 법정 소송이 이어질 경우 중소기업들이 승소할 확률은 매우 낮아 중소기업들은 결국 로열티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이같은 체제는 쓸모없는 수준을 넘어 역내 IT업계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면서 “개정안에서도 현재의 내용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역내 대기업들의 지적재산권(IP) 과점현상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현행 특허체계의 개선과 함께 EC제안 폐기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하고 이의 실행을 위해 내달 7일 새로운 단체인 ‘무료정보인프라기금(FFI)’을 설립키로 했다.

 유럽 과학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다른 지역 IT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그동안 아시아는 물론 미주 중소 IT업체들도 대기업들이 IP 적용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확대해 자신들의 기술개발이 위축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EC는 현행 EU의 소프트웨어 특허법 체계는 역내 국가들간 해석이 서로 달라 국가간 상충되고 유럽 IT 업계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단일한 EU 소프트웨어 특허체계 마련을 추진중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