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를 정복하라.’
전세계 바이오 연구진들이 사스(SARS)를 퇴치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기술은 우선 사스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스위스 제약회사인 로슈는 오는 7월 말께 사스의 원인 바이러스로 알려진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시약을 선보일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로슈는 현재 사스 시약을 개발중이며 오는 6월 중순께 개발을 완료해 7월 말에 시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진단 시약은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법’ 기술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생명공학업체 아르투스는 최근 사스 진단키트를 선보였으며 어플라이드바이오시스템스와 셀레라지노믹스의 공동 벤처회사인 ‘셀레라다이어그노스틱스’와 ‘애보트래버러터리’ 등도 사스진단 장비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스의 발원지인 중국에서도 사스 퇴치를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이 한창이다.
중국 상하이 과학자들은 최근 사스 감염 여부를 2시간 내에 쾌속진단하는 방법을 발견했으며 수개월 내 치료약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 병리학연구책임자인 위안정훙 주임은 400여차례에 달하는 관련실험을 진행한 결과 사스를 쾌속진단하는 방법을 발견했으며 그 정확도가 거의 100%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의 개발은 홍콩과 광저우 등 사스 위험지역 기관 등과 협력해 바이러스 표본과 실험설비를 들여와 수십가지 항바이러스 약물을 통해 치료효과가 있는 약물을 직접 활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연구진도 동물에 감염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천연물질을 찾아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권두한 선임연구원팀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인 돼지 위장염 바이러스(TGEV)와 유행성 설사 바이러스(PEDV)를 대상으로 11개 국내 자생식물 추출물질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실험해 고삼과 초피나무 추출물이 바이러스 증식억제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진은 전통적으로 약리효과가 있는 초피나무·구지뽕나무·누리장나무·화살나무·조각자나무·고삼·무화과나무·까마중·창이자나무·오가피나무·마황 등 11개 자생식물 추출물의 항 코로나 바이러스 효과를 각각 비교했다. 이 결과 11가지 추출물 가운데 초피나무와 고삼추출물은 TGEV, PEDV 모두에 대해 농도를 늘릴수록 바이러스 증식억제 효과가 비례해 증가하면서도 숙주세포에 대한 독성은 매우 낮아 유용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