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업계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올들어 모토로라와 지멘스·소니에릭슨 등 미국과 유럽의 휴대폰업체들이 주춤한 사이 한국의 메이저업체들이 최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약진, 시장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2위의 모토로라를 추월한 데 이어 LG전자는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처음으로 톱5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세계 휴대폰시장은 삼성전자와 노키아가 주도하는 가운데 LG전자의 약진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는 하이엔드시장에 주력하면서도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려 노키아와 양강체제 구축에 들어갔다”며 “LG전자의 경우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면서 단숨에 소니에릭슨과 견줄 만한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1320만대를 공급해 25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모토로라는 삼성전자보다 300만대 가량 많은 1670만대의 휴대폰을 공급하고도 24억달러의 매출에 그쳤다. 최고급 브랜드로 자리잡은 삼성전자가 하이엔드시장에서 공급량을 늘려나간 반면 모토로라는 중저가시장에 치중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수익성은 비교조차 안된다. 삼성전자는 23%의 높은 수익을 기록했지만 모토로라는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수량 면에서도 삼성전자가 모토로라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10%, 모토로라는 19%의 시장점율율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삼성전자 13%, 모토로라 1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약진도 눈에 띄는 대목. 지난해 세계 8위에서 6위로 올라선 LG전자는 1분기에 560만대를 공급해 540만대 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소니에릭슨을 근소한 차로 제쳤다. LG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톱5에 진입했다.
LG전자 박형일 부장은 “GSM 단말기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3세대 등 첨단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면서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빅5 메이저업체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휴대폰업계는 최근 2∼3년 새 한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노키아-모토로라-지멘스-에릭슨-삼성전자의 구도에서 노키아-삼성전자-모토로라-지멘스-LG전자의 구도로 바뀌었다. 또 노키아 등 상위 6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면서 앞으로 메이저업체와 마이너업체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1분기 휴대폰시장은 작년 동기 대비 9% 가량 늘어난 반면 삼성전자·노키아·모토로라·LG전자 등 주요 업체 4사는 20%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주요 휴대폰업체 1분기 매출 및 공급량(단위:억달러, 만대)
업체 매출 공급량
노키아 60.2 3800
삼성전자 25.3 1320
모토로라 24.0 1670
LG전자 9.2 560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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