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신화` 재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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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벤처신화는 우리가 이어간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벤처 대표주자들이 혹독한 시련을 이겨내고 재기를 꿈꾸고 있다. 2000년을 전후로 정점에 올랐던 매출이 반토막났지만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개선을 마쳤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방만한 사업을 정리했고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낸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어려운 경기 속에 1분기를 보낸 이들 대표주자는 올해는 매출을 원상회복시키고 흑자전환에 성공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때 코스닥시장에서 국산 시스템분야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대표 김근범). 장갑석 초대 대표에서 김근범 현 대표로 체제가 바뀐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는 지난해 9월 혹독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올해는 2000년 수준의 매출을 재현하고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각오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버·스토리지로 사업품목을 집중하고 김근범 대표가 겸임하고 있는 아프로인터내셔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시장에서 승부해 재기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미 AMD 진영 중에서는 세계 처음으로 64비트 옵테론 칩이 장착된 블레이드 슈퍼컴퓨터를 출시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보안업계의 2인방인 시큐어소프트와 퓨쳐시스템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 안철수연구소와 함께 보안업계의 대표주자로 각광받던 시큐어소프트(대표 김홍선)는 2000년 매출의 정점을 이룬 이후 2년 연속 매출하락을 면치 못했다. 시큐어소프트의 승부수는 ‘선택과 집중’. 즉 통합보안솔루션과 컨설팅, 무선공개키기반구조(WPKI) 등 3개 분야로 주력사업을 한정했다. 특히 시큐어소프트는 올해 총매출액의 40%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하고 내년에는 60% 이상을 해외매출로 이끌어내는 등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력하는 시장은 일본이다. 이 회사는 이미 일본 마루베니솔루션과 협력을 맺고 올해 일본시장에서 100억원 이상의 판매를 목표로 삼았다.

 김홍선 사장은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마인드를 통해 올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국내 1위 보안업체로 재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퓨쳐시스템(대표 김광태)은 지난 IMF 외환위기 시기를 성공의 기회로 삼아 IT업계에서 ‘빙하기에 살아남은 기업’으로 평가받았지만 당기순이익 측면에선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했다. 퓨쳐시스템은 올해 단순히 외형적인 성장뿐 아니라 수익구조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올해 매출 350억원, 당기순이익 50억원 달성이 목표다. 이 목표는 1분기 매출 51억원과 당기순이익 10억원을 기록하며 그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주력시장인 공공 및 금융시장은 유지확대를 노리되 일반 기업시장은 아웃소싱 전략 개념으로 지역별 영업채널을 마련하는 등 시장침투 및 교두보 확보전략을 차별화시켰다. 여기에 20억원을 목표로 해외시장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거래처의 고의부도로 화의에 들어갔던 소프트뱅크씨케이콥(SBCK·대표 문규학)은 지난달 10일 모든 채권사와의 채무관계를 정리하고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재개했다. 이 회사는 또 사명을 소프트뱅크커머스로 바꾸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분위기쇄신에 나섰다. 소프트뱅크커머스는 이번 위기가 유통망 관리 미흡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협력업체의 신용도 및 영업력을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리셀러 신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기존 900여개의 협력업체에 대한 정비작업에 대대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심각했던 한글과컴퓨터(대표 류한웅)도 기업지배구조 안정화를 최우선과제로 설정, 기업정상화를 꾀하고 있다. 한컴은 경영안정화 이후 수종사업인 아래아한글에 주력해 국내 문서작성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따돌리고 1위를 탈환하는 한편 신기술과 제품개발에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그려놓은 상태. 신규사업으로 프라임이 운영중인 테크노마트와 유통네트워크를 이용한 소프트웨어 사업도 구상중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표>업체별 실적 추이 - 꺽은 선 그래프로 그려도 좋을 듯 <단위:억원>

구분 99 2000 2001 2002 2003

시큐어소프트 매출 76 215 140 94 200

당기순이익 7 18 -63 -55 미정

유니와이드 매출 419 281 202 422

당기순이익 44 -52 -399 흑자전환

퓨쳐시스템 매출 96 189 140 215 350

당기순이익 26 46 -31 -16 50

한글과컴퓨터 매출 342 352 258 211 240

당기순이익 100 -204 -417 -247 0

소프트뱅크커머스 매출 1014 2134 1957 1362 1050

당기순이익 32 88 -48 -59 30